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세계명작 '노인과 바다'는 20세기 미국 문학의 거장 헤밍웨이가 인간의 삶의 정신을 집약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오랫동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노인이 먼 바다로 나가 엄청나게 큰 고기를 잡지만 그 고기를 매달고 돌아오는 도중에 상어 떼를 만나 모두 뜯기고 결국 고기의 뼈만 가지고 돌아오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는 어떤 큰 상징성이나 사상이 담겨 있지는 않다. 그저 포기를 모르는 한 노인의 참모습을 통해 순수한 인간의 끈질김과 투지로 얻어낸 행복감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죽을지는 몰라도 패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노인의 독백처럼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인의 모습을 통해 헤밍웨이는 불굴의 정신이야말로 인간의 영원한 승리를 의미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지금 우리 나라 경제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헤어나기 힘든 깊은 수렁에 깊이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요즘은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물가는 치솟고 벌이도 시원치 않고, 그렇다고 정치는 실망 투성이고, 그래서 사회적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내세우며 정권을 창출한 MB정부는 치솟는 물가에다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우선 당장 코앞에 닥친 흉흉한 민심 추스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현대사를 보면 우리 한국경제는 근면한 국민성과 타고난 끈기로 성공을 이룩했다. 그것은 분단된 비좁은 국토에다 자원은 없고, 가진 것이라고 해봤자 노동력 한 가지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결합된 힘으로 온 국민이 달러화 획득에 몸을 던진 결과였다.

그러나 무한경쟁 시대에서 언제 상어 떼처럼 몰려드는 숱한 경쟁국들의 도전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가 지극히 염려스럽다.

자칫 대어를 낚은 노인의 신세처럼 되지나 않을런지 걱정스러운 일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원화가치 하락, 물가상승, 주식시장 약세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국가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된 월가의 폭발력은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아 공황상태에 빠졌다.

지난 몇 개월간 우리를 짓눌렀던 '9월 위기설'에서 겨우 벗어난 듯 싶었으나 이보다 훨씬 더 큰 태풍이 한국경제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겐 시련과 극복이라는 두 가지 명제가 동시에 던져졌다.

아무리 어려워도 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 길은 분명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노인과 바다'에서처럼 이 난국을 극복해 낼 수 있는 노력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요즘 정당이나 정치지도자들은 인기 상승 여부에 달려있는 듯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다. 하락한 인기가 조금 상승했다고 해서 눈에 띄게 좋아진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안주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여서 정권을 잡은 다수의 세력 쪽에 어쩔 수 없는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인지해야 할 것이다.

민심은 국가지도자의 인기가 오르고 내리고 하는 숫자놀음에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눈앞의 지지율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게 아니라 바닥 민심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사심을 버리고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영달보다는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를 구사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정치는 진정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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