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줄탁동시(啐啄同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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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줄탁동시(啐啄同時)
  • 충청투데이
  • 승인 2008년 09월 22일 19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8년 09월 23일 화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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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응 증평초등학교 교장
지난 8월 8일부터 24일까지 중국의 베이징 등 7개 도시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을 맞이하여 올림픽과 관련된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신문에 연재되었다.

그 중에 야구와 관련된 '전거복철(前車覆轍)'이라는 사자성어가 눈에 띈다.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 문후(文侯)는 중신들과 술맛을 천천히 음미하지 않고 빨리 마시는 사람에게 벌주를 주자고 제안한 후 오히려 문후가 단숨에 마시는 규칙을 어기자 신하인 공손불인(公孫不仁)이 벌주로 큰 잔에 술을 부어 주자 너무 많이 마셨다고 사양하였다.

이에 한 신하는 '앞 수레의 뒤집어진 바퀴 자국은 뒤 수레의 경계가 된다(前車覆轍 後車之戒)'는 말을 예로 들며, "법을 만든 사람이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는 전례를 만들면 누가 법을 지키겠느냐"고 하자 술을 받아 마셨다는 일화여서 즉, 앞사람 또는 과거 실패를 교훈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2년 전인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야구대회에서 4강에 올라 아시아 예선과 본선에서 일본을 격파한 한국 야구가 정작 준결승전에서는 일본에 0대 6으로 무릎을 꿇고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던 전례가 그것이다.

이처럼 사자성어는 주로 중국의 고사에서 유래하여 함축된 글자로 상황, 감정, 사람의 심리 등을 묘사한 말로 일상생활이나 글에 많이 사용하는 4글자로 된 것이다.

그 중에 우리의 사자성어로 벽암록 16측에 나오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고사성어는 닭이 알을 품었다가 때가 되면 알 속의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안에서 껍질을 쪼개는 '줄(啐)'이 있고,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마주 쪼아 껍질을 깨 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해서 이 일이 동시에 일어나 어떤 일이 완성된다는 것이 '줄탁동시(啐啄同時)'인 것이다.

올림픽의 사자성어 '전거복철(前車覆轍)'처럼 WBC에서 얻은 교훈을 잊지 않고 예선 플리그에서 7전 전승을 했다.

공교롭게도 준결승 상대인 일본에 초반 2점을 먼저 내주고 8회말 이승엽의 홈런으로 전세를 뒤엎으며 승리한 짜릿한 경기였다.

일본을 통쾌하게 물리친 한국 야구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이승엽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3대 2로 물리치고 9전 전승으로 세계의 야구 강국 쿠바, 미국, 일본, 대만 등을 모두 이기면서 한국 야구 초유의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승엽, 김동주 등 고참들이 앞장 서고 류현진, 이용규 등 후배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감독을 믿고 따라 준 '줄'과 역시 선수들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뚝심야구'의 진면목을 보여준 김경문 감독의 '탁'이 동시에 이루어진 '줄탁동시'가 일구어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열전 17일의 베이징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 등 역대 최대의 금메달로 종합 '세계 7위'의 대한민국 저력을 보여준 성과 만큼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가정, 사회, 학교 등 모든 곳에서 '줄'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져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 주고 보듬어 주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