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동 집창촌의 홍등이 꺼졌다. 이 곳 성매매 업소 16곳이 대전 세무서에 휴업신고서를 냈고 나머지 업소들도 문을 굳게 닫은 채 휴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대전 중부경찰서가 집창촌을 완전 폐쇄하겠다며 강력 단속에 들어간 지 2개월 만에 업주들이 백기를 든 것이다. 지금 인터넷 상에는 중부경찰서를 응원하는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전의 대표적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유천동 집창촌이 문을 닫았지만 영원히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산으로 업주들이 일시적 제스처를 취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과 업주들의 숨바꼭질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원상태로 돌아가는 경우를 줄 곳 봐온 터다. 그러기에 이번만은 반드시 뿌리뽑아주길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 제정 초기 전국의 성매매 집결지 업소는 2000곳에 달했으나 집중단속이 시작되면서 절반 가까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성매매 여성도 5700명에서 2500명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수치상에 불과할 뿐 성관련 산업은 갈수록 호황이다. 2007년 전국 성매매 업소에서 거래된 돈이 2006년 국내총생산(GDP)의 1.7%인 14조 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해 준다.

집창촌만 없앴다고 성매매가 척결되진 않는다. 집창촌을 폐쇄하면 이들 업주들은 또 다른 주택가로 옮겨가 진을 치기 일쑤다. 유천동도 처음에는 한두 업소부터 시작해 불과 수년 만에 집단화가 됐다. 유천동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이후 중리동 속칭 까페촌으로 성매매 업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어나는 이른바 '풍선효과'다. 성매매 형태도 맛사지, 휴게텔, 인형방 등으로 분화돼 적발조차 힘든 실정이다.

대전 중부경찰서가 유천동 집창촌을 폐쇄한거나, 동대문경찰서가 장안동 성매매업소들을 몰아낸 건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시발로 성범죄와의 전쟁을 한판 치러야 한다. 시늉만 내고 꼬리를 내린다면 성매매업소는 독버섯처럼 고개를 쳐들 것이다. 풍선효과가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업주들에게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성매매업소 종사여성들이 자활할 수 있게끔 대책을 강구해야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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