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교차판매 과열경쟁에 '진흙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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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교차판매 과열경쟁에 '진흙탕'
  • 이재형 기자
  • 승인 2008년 09월 21일 19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8년 09월 22일 월요일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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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인맥 동원해 '해지후 재가입' 유도
손해 줄이려 금감원 편법민원 종용도
이달부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교차판매가 허용되면서 일부 보험설계사 간 과열경쟁으로 보험모집 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다.

보험 교차판매는 기존 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설계사들이 일정 요건의 자격시험을 통해 다른 분야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고객 선택권의 다양화와 시장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교차판매로 활동 영역이 넓어진 설계사들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기존 고객의 해지를 유도한 뒤 재가입시키거나, 해지가 어려운 경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민원까지 종용하는 등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손해보험 가입자인 김 모(33·여) 씨는 최근 보험설계사인 시누이로부터 보험을 해지했다가 다시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김 씨는 "이전에도 시누이 때문에 생명보험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자동차보험을 다시 가입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지금 가입한 보험도 친구의 부탁으로 가입한 것인데 시어머니까지 나서서 바꾸라는 통에 할 수 없이 기존 보험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저축성 보험 등 해지할 경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보험의 경우 보험설계사들이 금감원 민원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하는 편법까지 알려주며 해지와 재가입을 종용하고 있다.

금감원 대전지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불완전 판매 등의 보험사 측 과실을 주장하며 보험해지를 요구하는 민원이 늘고 있다"며 "보험설계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금감원 민원을 통해 해지를 쉽게 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러나 보험사의 특별한 과실이 없는 경우 이 같은 민원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험사 입장에선 금감원에 민원인 제기된 것만으로도 관계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에 응하기도 한다.

여기에 일부 보험대리점의 횡포도 보험모집 문란에 한 몫하고 있다. 대리점 소속 설계사들 수익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들 가운데 수수료가 높은 회사의 가입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협회 등은 금감원과 합동조사반을 편성하고 관리 감독에 들어갈 방침이다.

손보협회 충청지부 관계자는 "교차판매 실시 이후 일부 보험설계사들로 인해 모집 질서가 문란해지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며 "첩보 수집과 상시 점검을 통해 해당 보험사에는 시정명령이나 벌금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청지역에서 활동하는 보험설계사는 대전과 충남이 각각 7000명, 충북 5200명 등 모두 1만 2200명에 이른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