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충남도 제안에 묵묵부답 … 예산 확보 험로 예고

충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안의 기적 전시관' 건립사업이 헛물만 켜다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는 자원봉사자가 일궈낸 태안의 기적을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엮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름유출 참사 극복 과정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낼 전시관 건립 구상을 정부에 전달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답변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도는 일단 정부가 보인 전시관 건립에 대한 관심의 끈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전시관을 채울 각종 자료수집에 나서는 등 콘텐츠 개발에 나서는 한편 전시관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지만 정작 중요한 전시관 건립에 대한 확답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자원봉사가 한창 전개되던 시점에서 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내년 예산안이 수립되고 있는 시점에선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시관 건립의 의미와 향후 파급효과에 대한 고민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사업 주체를 누가 맡을 것이냐를 두고도 행정안전부와 국토해양부가 공을 서로에게 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정부도 (가칭)자원봉사자 승리기념관 건립 구상의 취지를 이해하고 있지만 미지급된 방제인건비 문제와 10% 예산절감 등 예산편성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기름유출 극복 사례를 주제로 한 전시관 건립은 매우 큰 의미와 함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올해가 지나면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지역 정치권과 행정기관, 민간단체가 지혜를 모아 어떤식으로든 전시관 건립에 대한 정부의 확답이 예산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700억∼800억 원 정도 규모의 전시관 건립을 염두에 두고 현재 전시관을 채울 전시콘텐츠를 확보하면서 전체적인 테마를 어떻게 연결해 나갈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