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 축소 … 중소기업 자금난 심화
금융위기 불씨 당겨지면 연쇄부도 불가피

미 뉴욕발 금융 쓰나미가 지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고유가와 원자재난, 고금리, 고환율로 이어지는 쿼터플 악재에 신음하는 지역 산업계가 신용위기에 따른 자금난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후폭풍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선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심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전과 충청권 내 중소기업들의 자금난도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7월부터 일부 은행들은 매월 1000억 원 이상을 늘리던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줄였고, 최근에는 기존 대출규모의 10% 수준까지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소기업 대출의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상향조정하면서 금리인상 효과를 가져왔으며 한층 강화된 대출 심사도 지역 기업인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급격히 위축된 증시는 지역 내 상장기업들의 자금조달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중소기업의 유가증권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은 2846억 원으로 전월대비 53.6%, 전년동기대비 22.6% 감소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추석 전에 발표한 '중소 제조업체들의 추석자금 수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 상황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업체가 35.8%에 달했고, 이들 기업들의 부족 자금도 평균 6290만 원, 31.5%의 부족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향상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둔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으며, 원유·원자재 등 주요 원부자재의 가격 인하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제조업체들의 원자재 부담을 높이고, 기업들의 외환보유 심리를 부추겨 재투자를 저해하며, 경쟁국과 동반 상승한 원화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지역의 한 중견기업 대표는 "이미 미국이나 EU시장에서의 판매가 40∼50% 감소한 상황이다. 내수는 물론 수출마저 해결책이 될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며 위기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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