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아 minaduna@yahoo.co.kr

매년 여름이 되면 냉방기구 사용의 증가로 전기를 절약하자는 공익광고를 자주 볼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계절에 따른 전기 사용량에 별반 차이가 없다. 계절과 밤낮의 구분없이 항상 밝게 켜져 있는 대형간판들 때문이다. 어제 친구와 함께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유난히 환하게 켜져 있는 간판들을 보았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대부분의 간판들은 불이 꺼져 있었지만, 몇 안되는 간판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내뿜으며 어두운 거리를 거만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림잡아도 100개가 넘는 전구가 들어갈 것 같은 크기의 간판이었다.

전기를 마음대로 쓰고 단순히 전기요금만 낸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기를 얻기 위해서는 자연의 훼손도 뒤따르고, 화석연료 수입 등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전기를 낭비하다가 지난 이라크 전쟁 같은 일이 벌어져 석유 공금이 끊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상상만으로도 섬뜩하다.

'어느새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자각없이 살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효과를 위한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자원을 아껴쓰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