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엔 건강식품 … 중년은 햄퍼세트 제격
청소년 게임기 선호 … 선택 고민될땐 상품권

추석은 마음을 주고받는 명절이다. 그렇다고 고마운 이에게 말로만 인사하기는 쑥스럽고, 작은 선물이나마 주고받는 게 세태다. 그래서 추석은 가을걷이를 앞둔 누른 들녘보다 선물용 상품으로 가득 찬 유통업체에서 먼저 느껴지는 것인 지도 모른다.

그런데 선물 고르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무엇보다 주는 이나 받는 이 모두 부담이 없어야 하고, 보내는 사람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어야 한다. 때문에 선물 고르기란 명절 최대의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면 덜 하겠지만 빠듯한 경우는 더 심하다. 이런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유통업체가 추천하는 연령대별 선물 및 구매 시 유의점 등을 정리한다.

?? ▲노년층 선물= 노년층의 경우 보편적으로 건강식품을 선호한다. 값이 비싸 어른들이 직접 사먹기를 주저하는 인삼·꿀·영지·로열젤리 등이 대표적이다. 클로렐라·한방차 등도 무난하다.

전통의 향기가 배어 있는 것이나 지역특산물도 괜찮다. 한과·민속주 등과 제주옥돔·영광굴비, 강원도 산간에서 나는 자연산 더덕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성으로 바뀌기 때문에 수분과 유분이 풍부하고, 주름살 제거효과가 있는 화장품과 바디케어 용품도 좋다.

선물을 받는 이가 두피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라면 전문 모발관리세트가 감동적인 선물이 될 수 있다.

전통주나 생활한복 등도 무난한 추석선물 아이템. 최근 노인이 입기 편한 재킷이나 가디건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지만 옷을 고를 때는 디자인이 단순하고 단추가 큰 것을 고르는 게 좋다.

ㅤ▲중·장년층 선물= 50대 이상의 어른에겐 명절 본연의 느낌이 살아 있는 갈비·굴비·과일 등의 선물세트가 제격이다. 차례준비와 가족 모임을 주도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식품류는 생산이력을 공개해 고객에게 안전성을 강조한 상품이 많다.

친환경이나 유기농으로 재배한 과일류, 특별한 사육방법으로 생산한 정육류 등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 선물류를 선물한다면 선물을 선택한 이의 따뜻한 배려까지 전달될 것이다.

40대에겐 전통적인 식품보다는 와인이나 햄퍼세트 등 세계 미각 식품류가 좋다. 와인과 치즈·올리브유·커피·드레싱류·햄 등 다양한 미각 식품들을 바구니에 담아 만든 햄퍼세트는 이들 연령대에 인상 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ㅤ▲청년층 선물= 젊은층의 경우 개성을 중시하는 편이어서 받는 사람의 취향에 특히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대학생부터 30대에 이르는 젊은층 선물로는 소형 디지털 가전제품이나 패션 소품, 기초화장품 등이 추천된다.

직장 초년생이나 남성의 경우 제 돈 주고 쉽게 사기 힘든 지갑·벨트를 비롯, 넥타이·와이셔츠 등과 같은 단품의류와 패션잡화가 적절하다. 피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여대생에겐 목욕용품도 센스 있는 선물로 기억될 수 있다.

ㅤ▲청소년 선물= 중·고생에겐 간편한 캐주얼 의류나 가방·패션시계 등이 좋고, MP3·휴대전화 등 얼리어답터 세대에 맞는 디지털 상품도 선호 품목이다.

최근 문화상품권도 청소년에게 인기.

이외에 의미 있는 선물로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가을이라는 계절과도 어울리는 책 한 권도 좋지 않을까.

▲어린이를 위한 선물= 초등생 이하 어린이에겐 완구·문구류도 무난하다.

가방·인형·게임기·팬시용품 등이 일반적이다. 가방과 인형은 1만∼3만 원이면 충분하나 게임기는 10만 원을 넘는 게 대부분이어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런 점은 확인을

ㅤ▲선택이 어려울 땐 상품권= 선물은 우선, 주는 사람의 정성이 담겨져야 하지만 받는 사람의 취향에도 맞아야 한다.

예컨대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갈비를 선물하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 설탕을 보낸다면 그 효과는 반감되고 만다.

따라서 받는 사람의 취향을 정확히 알지 못할 때는 상품권과 같이 받는 사람이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선물하는 게 편하다.

ㅤ▲귀한 선물은 예약구매가 상책= 영광굴비 등과 같은 지역특산물이나 해외명품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열흘가량 빨라 지역특산물의 경우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품은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게 바람직하다.

ㅤ▲알뜰선물은 낱개로 구매= 비용을 줄이거나 선물에 보다 정성을 들일 필요가 있을 때는 세트보다 낱개로 구매가 유리하다.

세트는 포장비가 포함돼 낱개로 구입할 때보다 돈이 더 들어가는 게 보통이다. 낱개로 산 뒤 포장지와 바구니를 사다가 직접 포장하면 정성이 담긴 차별화된 선물이 가능하다.

ㅤ▲배달선물 최소 1주일 전 주문= 유통업체에선 주문 당일, 늦어도 다음날에는 배달을 해준다고 장담하나 지정된 날짜를 지나서 배달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무리 좋은 선물이라도 추석이 지난 뒤 도착하면 효용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집으로 선물을 배달시킬 때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늦어도 1주일 전에는 주문하는 게 좋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동창 찾는 전화부터 사람 그리운 어르신까지…
"눈코뜰새 없지만 알찬 안내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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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코이드 114상담원
올해로 입사 10년차인 이미경(37) 114상담원에게 추석을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지난 99년 코이드에 입사한 이래 설, 추석 등 명절만 20번을 넘게 보내는 동안 가족과 함께 지낸 시간은 적지만 시민의 눈과 귀가 돼 알찬 생활정보를 안내했다는 자부심이 이 상담원의 마음을 풍성한 한가위처럼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절 초반부터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문의 콜은 이미경 상담원뿐 아니라 코이드 전 상담원들을 분주하게 만든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들어오는 고속도로 등 도로의 교통상황 문의는 이미 저변화된 정보화 시대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고, 그 뒤를 이어 집중되는 택배, 퀵서비스 문의는 명절의 시작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코이드 측 설명이다.

명절 때 가장 보람되면서도 힘든 업무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미경 상담원은 "고향에 내려온 고객은 우선 지인들을 찾는 문의를 가장 많이 한다"며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에서 동네 이장을 찾는 문의까지 과거로의 추억을 되짚는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상담원은 "예전에 20년 전에 헤어진 친구를 찾는 문의를 받고 어렵게 연락처를 알려주면서 상봉의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명절 때 시댁 어른,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이와 함께 명절기간에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에게도 114안내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된 지 오래다.

"명절기간에는 자식들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전화가 걸려오곤 하죠. 그분들은 생활정보나 전화번호를 알고 싶어 문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냄새를 맡고 싶어서 114를 누르시곤 한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대변했다.

365일 24시간, 연결돼야 하는 업무 특성상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을 채우진 못하지만 시민들을 위해 생활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오랜 지인들을 찾는 매개체로 일한다는 자부심에 올해 추석에도 이미경 상담원과 코이드 전 상담원들의 마음은 이미 풍성한 가을이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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