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일 연기요청 최악땐 계약 백지화 우려

1997년 1월 부도 이후 6년여를 끌어온 한보철강 매각이 최종 마무리 수순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인수를 추진 중인 AK캐피탈컨소시엄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 매각작업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 매각은 4일 정리계획안 변경에 대한 관계인(채권단) 및 법원의 최종 승인 절차와 오는 11일의 본계약만 남겨 놓고 있었으나 AK캐피탈측이 인수자금 확보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여 법원이 관계인 회의를 이달 말로 연기함으로써 매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AK캐피탈은 당초 약속에 따라 지난 2일까지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했지만 12일까지 잔금을 납부하기는 어렵다며 잔금일을 이번달 말까지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법 파산부는 2일 오후 채권단과 장시간 회의를 가진 끝에 이번에만 연기요청을 받아 주기로 결정했다.

서울지법 파산부는 추가 연기는 어렵기 때문에 AK캐피탈이 연기요청한 이달 말보다 1∼2주 정도 더 연장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했으며, 연기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연체율을 물리는 외에 100억원 정도의 계약금을 조만간 납부토록 했다.

본계약을 체결한 AK캐피탈은 지난 2월 한보철강 인수를 위해 최근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총 35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제공받고 당진 B지구의 용융아연도금설비(CGL)를 현대하이스코에 385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하는 등 한보철강 인수 및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AK캐피탈은 한보철강에 총 매각대금 3억7700만달러 중 270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지불했으며, 나머지 3억5000만달러를 본계약 클로징 때 결제해야 매각이 성사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태균 AK캐피탈 상무는 "한보철강 인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4일로 예정됐던 관계인 집회가 연기된 것은 아직 미비된 점이 있어서 연기 신청을 냈는데 받아들여졌다"며 "계약서상 양측이 합의해 클로징 시점 이후 약 45일간 연기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며, 당초 오는 11일에서 다음달 22일로 6주간 연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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