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어항서 관광항 변신

▲ 준치, 삼치, 꽃게잡이로 유명했던 당진군 한진포구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수도권 바다체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아산만의 큰 나루 한진(漢津) 포구는 서해대교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당진군 송악면 한진리에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농어와 새우, 숭어가 가득 잡혀 강화도와 목포, 심지어 영남지방에서 몰려든 어선으로 불야성을 이루던 곳이다.국내에서 중국의 이름이 들어간 지명은 이 한진과 당진(唐津)뿐이다.

예부터 중국과 해상무역이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조선 초에 개항, 1950년대까지 어업이 성시를 이뤘던 곳으로 서해대교를 감상하며 각종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횟집들이 즐비하고, 인근 중앙공원은 고려 말 해안방어 진지로 사용됐던 곳으로 전망이 매우 양호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또 인근에는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 훈의 고택인 '필경사'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홍주편에는 '대진(大津)은 신평현에 있고 북쪽에는 114리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대진이 한진이다.

현재 지명은 송악면 한진리인데 조선시대부터 준치잡이로 호황을 이룬 것 같다.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을 만들어 낼 정도였으며, 5일장이 서는가 하면 한때는 한달에 12일이나 장이 열렸다고 한다.

준치, 삼치, 꽃게가 풍어를 이루는 4∼6월에는 전국에서 어선과 어민들이 몰려드는 풍족한 어항이었다.

하지만 삽교천 방조제 축조와 함께 준치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 어항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됐다.

실제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곳 주민의 99%가 어업에 종사했으나 1992년 아산항이 개발되면서 대부분 취직하거나 상업으로 전업했다.

당시 114가구에 42억원의 보상을 받으면서 평생 어업권을 포기했다.

개발이익은 외지로 유출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이 떠안아 당시 폐업보상이 향후 생계를 보전하는 전업(轉業)보상이 안돼 안타까운 실정이다.

반면 최근 부두가에는 차를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바지락과 조개를 채취하는 갯벌체험 관광객이 수없이 찾아든다.

관광어촌만이 한진포구의 미래인 것 같다.

당진군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수도권과의 거리가 1시간대로 좁혀져 시민들이 가장 찾고 싶어하는 관광지로 부상하자 삽교호관광지를 비롯한 한진·안섬·성구미·장고항 포구, 왜목마을, 난지도 해수욕장 등을 해안관광 벨트화를 추진하고 있다.특히 한진리 주민들은 한진포구를 관광 명소로 가꾸기 위해 상가번영회를 조직, 저렴한 가격과 서비스의 질 개선 등에 전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