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직장인 등 할부로 산 車 싼값에 되팔아

대전 모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4)씨는 얼마 전 등록금과 전세금 마련 등을 위해 일명 '자동차깡'에 손을 댔다.

대학생 신분으로 달리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던 이씨는 모 자동차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는 선배를 통해 이 방법을 접하게 됐고 돈이 급한 나머지 선배의 만류에도 불구, 더 큰 나락의 길로 빠져든 것.

최근 급전을 필요로 하는 대학생이나 직장인 사이에서 일명 '자동차깡'이 성행하고 있다.

'신차깡'이라고도 불리는 이 행위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과 신차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려는 사람들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실적과 수수료를 챙기려는 자동차 영업소 직원들이 채무자로부터 빚을 받아내려는 사채업자 등 대출업계 종사자들과 결탁, 사회 물정에 어두운 대학생과 주부 등을 상대로 이같은 행위를 부추기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

시민 등에 따르면 '자동차깡'이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신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이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일반인에게 일시불로 되팔아 돈을 구하는 방법으로 '자동차깡'을 한 사람은 우선 급전을 사용하고 자동차 할부금을 매달 갚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동차깡'을 한 대다수는 매달 내야 하는 자동차 할부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결국에는 더 큰 빚을 진 채 자포자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씨는 "처음에는 돈을 구하려는 마음에 뒷일도 생각하지 않고 '자동차깡'을 했지만 매달 할부금을 내려다 보니 결국 또다른 빚을 지게 됐다"며 "앞으로 할부금을 갚으려면 깡으로 마련한 전세금까지 사용해야 할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적으로 '자동차깡'을 알선해 주고 차량구입자와 깡을 한 사람 모두에게 중간 수수료를 챙기는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에는 돈을 받아내려는 사채업자들이 영업사원들과 결탁해 채무자들을 상대로 이 같은 행위를 부추기면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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