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표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지난 25일 청와대 초청 국가유공자 오찬 간담회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부처로 승격하겠다고 약속했다.국가보훈은 선열들의 숭고한 위국헌신 정신을 현재에 영광스럽게 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국가공동체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고도의 국가상징정책이다. 보훈시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든 시대에 존재해 왔으며, 보훈정신의 강약에 따라 국가공동체의 힘과 위상이 결정돼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의 경우, 국가의 틀을 갖추기 시작한 삼국시대부터 보훈제도를 위해 상사서, 충훈부 등의 관청을 두고 국가에 공헌한 사람들에 대해 토지와 노비를 하사하고 공신으로서 예우하는 풍토를 계승해 왔으며, 세계사에 그 이름을 떨친 그리스, 로마, 마케도니아, 몽고와 같은 국가에서는 강력한 보훈제도를 바탕으로 국민의 애국심을 결집해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이렇듯 보훈정신을 바탕으로 한 애국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청년세대는 월드컵과 같은 환희에 찬 일들에서만 애국심을 찾으려 하며, 병역과 같은 국방의 의무는 부담스러워 하는 반쪽짜리 애국심을 보여 주고 있다.

또 각각의 사회집단은 자신들의 이익 옹호를 위한 집회와 시위로 내부적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때문에 국가경영의 대명제라 할 수 있는 국민의 화합과 단결은 항상 먼 얘기일 뿐 살갑게 느껴지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보훈처의 장관급 부처 승격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의 숙원을 해결, 그분들의 공훈과 희생에 걸맞는 보상과 예우시책을 펼 수 있게 됐다는 축하의 의미는 물론 점점 약해지는 국가와 사회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시켜 집단간 이기주의 및 각종 사회병리현상을 극복하고, 5000년 단일민족 국가의 올바른 복원과 민족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 가는 정신적 구심점이 될 국가적 사명인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 강한 국가는 국방과 경제 등 외형만이 튼튼한 나라가 아니라, 국가구성원들이 가지는 정신적 요소가 조화롭게 융합된 격(格)이 있는 국가를 말한다. 국민정신이 약한 나라는 세계무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버텨나가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냉엄한 현실이며, 국민정신을 강화시키는 국가적 노력은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중요한 영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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