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소재 대학들이 국가장학금 대상자 선정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문 것이나 BK(두뇌한국)21사업팀에 무더기 탈락한 것은 대학들의 안이한 대처에서 나온 필연적 귀결이다. 국가 시책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대학들이 경쟁력 운운하며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단 말인가. 지역 대학들이 과연 위기의식을 느끼고는 있는지 되묻고 싶다.지방대학들은 취업난, 학생이탈, 재정난 등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입학정원 역전시대를 맞아 신입생 유치마저 어렵고, 그나마 우수학생들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장차 문을 닫는 대학까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고의 자세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하나 정작 지역 대학들은 뒷짐만 지고 있는 꼴이다. 교육부의 이공계열 국가장학금 대상자 선정결과만 보더라도 대학들의 안이한 대응을 책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장학금 대상자 2798명 가운데 KAIST를 제외하면 충남대 6명, 공주대 33명 등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전남대 97명, 경북대 297명, 부산대 268명에 비해 턱없는 실적이다.

문제는 지역 대학들이 신청조차 하지 않았거나 학생들에게 홍보를 게을리하는 등 아예 관심이 없었다는 데 있다. 교육부 관계자까지도 대전·충남지역의 경우 의외로 신청자가 적어 의아하게 생각했을 정도라니 기가 막힌다. 얼마 전에는 교육부 BK21 신규사업팀 선정에 전국대학 127개팀 가운데 7개팀만이 선정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이 중 KAIST 5개팀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2개팀에 불과하다.

지역 대학들이 자체 재원마련은 차치하고 정부 지원금이라도 받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부족한 판에?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해서야 되겠는가. 말로만 경쟁력을 외칠 게 아니라 실적으로 평가받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대학퇴출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은 대학 스스로가 강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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