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농촌생활연구소

농촌 청년의 혼인문제가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이후이다.

그 후 농촌 관련 많은 단체 및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UR 협상 등 농업의 위기와 맞물리면서 농촌 청년 문제는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그렇지만 농촌 청년의 결혼문제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농업의 여러 어려운 국내외적인 상황이나 고령화의 문제 등으로 인해 가려진 것으로 아직도 그 심각성은 여전하다.

농촌 청년의 성혼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해결방안은 농촌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농촌사회에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등 매우 어려운 농업여건 속에서, 짧은 시간 내에 농촌 사회의 삶의 질이 급상승하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현재 시점에서 농촌 청년의 성혼에 도움이 될만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농촌 청년의 결혼과 관련한 기초자료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농촌 청년 결혼문제의 실태가 어떠한지, 지역적 편차는 없는지 등에 관한 전국적인 기초자료뿐만 아니라, 결혼 후 문제를 이해하고 지원하기 위해 결혼 초기 농촌부부들의 결혼과정, 당면문제를 파악하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둘째, 변화하는 사회의 현실에 발맞추어 농촌 청년에게 인터넷을 통한 만남의 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농촌 청년에게 제공되지 못했던, 이성교제와 결혼 등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실을 운영하며, 호감이 가는 이성과 건전한 교제를 나눌 수 있도록 사이버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매우 필요한 일이다.

셋째, 외국인과 결혼하는 농촌 청년의 사례는 앞으로도 점증할 것으로 예견되고, 실제로 외국인과 결혼 후 잘 적응해서 생활하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훨씬 더 많은 현실에서 농촌 청년이 신뢰할만한 창구를 통해 국제결혼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 줄 필요가 있다. 농촌 청년이 개인적으로 사설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할 시 과다한 비용과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국제결혼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창구가 갖춰진다면 많은 농촌 청년들이 고민을 덜고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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