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병렬 대표 당선 배경·전망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 최병렬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한나라당은 전당대회장인 서울 잠실체육관 곳곳에 걸려진 플래카드 문구처럼 '새로운 출발'을 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경선에서 매머드급 선거인단 22만7333명을 구성했고 이 중 12만9633명이 참여해 57%라는 높은 투표율을 나타냄으로써 당 대표에 대한 '대표성'을 확보하게 됐다.

한나라당은 당내에서 초반 '서청원 대세론'을 뒤집고 최 후보가 새 대표에 당선됨으로써 선거인단에 의한 '새로운 선택'이라는 '흥행성'도 살리게 됐다.

최 신임 대표의 당선은 한나라당 당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상징한다. 최 대표와 끝까지 경합을 벌인 서청원 후보의 경우 이미 지난 대선 당시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었지만 대선 패배라는 결과를 낳았다.

서 후보가 될 경우 대선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당원과 선거인단 내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최 대표 쪽으로 급격하게 막판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최 대표가 주장했던 '인큐베이터론'이 당내 세력들에게 먹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선거기간 중 "우리 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당의 젊고 유능한 분들이 대선 고지를 향해 뛸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점을 강조했고 임기 2년의 대표직이지만 내년 총선을 겨냥해 '8개월 동안만'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최 후보의 당선으로 충청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당초 서청원 후보의 텃밭으로 불리던 충청권이었지만 충남 운영위원으로 당선된 홍문표 사무 제2부총장, 유한열 의원 모두 최 후보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지지해 최 신임 대표와는 유대가 깊다. '건강한 보수'를 자임하는 최 대표와 '변화와 개혁'을 외치는 홍, 유 운영위원이 라인업을 절묘하게 이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서 후보의 충남 지지세력도 만만치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새롭게 정립된 관계가 대폭적인 물갈이를 불러 오고 이 과정에서 경선 후유증으로 갈등이 증폭될 소지도 있다.

결국 최 대표의 충청권 조율은 운영위원 당선자들 사이에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충남도 지부장 인선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총선 경쟁력'을 명분으로 11개 지역 지구당위원장 인선, 총선후보 공천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큰 폭의 물갈이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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