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교, 대형 식품기업 제품 이용 증가
지역업체 이용률 지난해보다 30%P 감소

지역업체가 생산하는 김치가 갈수록 지역 학교급식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대형 식품기업 대리점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영업력 강화 등으로 지역업체들의 기존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어 영업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5일 대전지역 김치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역학교들이 급식에 사용하는 김치를 대형 식품기업 대리점을 통해 납품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지역업체가 급식학교의 90% 이상에 김치를 납품했다면, 올 들어서는 6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게 지역업계의 설명이다.

지역의 한 김치업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반토막' 수준이라고 말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월 매출액을 1억 원으로 친다면 올해 매출은 5000만∼6000만 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며 하소연 했다.

충남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충남 모 업체 사장은 "지난 2005년만 해도 지역업체가 전체 급식학교의 80%에 김치를 납품했다면, 올해는 50% 이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업체들은 대형 식품기업의 학교에 대한 영업력 강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김치는 조달로 구매할 수 없는 특성상 학교급식소위원회 등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인데, 브랜드 인지도 등 때문에 지역업체들이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형 업체들의 시장 장악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으로, 지역업체들은 이대로 가다간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폐업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역업체 김치가 대형 업체에 비해 맛이나 품질 등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는 데도 날로 외면받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판로를 돌리거나 생산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며, 극단적인 경우 문까지 닫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학교급식은 학부모가 비용을 내거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김치를 구매할 이유는 충분하다"며 "급식용품은 학교장 명의로 입찰이 공고·시행되므로 학교장 의지만 있다면 '학부모'들이 생산·판매하는 김치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김치에 대한 학교의 구매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진식 기자 sinmunm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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