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시리즈]철새, 천수만 떠난다

간월호 상류 고북천 현대영농법인 경작지에 둥지를 마련한 장다리물떼새.부화 중인 알을 건드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인지 인기척이 느껴지자 격한 지저귐과 함께 안절부절 못하며 둥지 주위를 맴돌았다.그나마 개별영농이 시작된 경작지에서는 여름철새들의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서식환경이 완전히 파괴되어 보금자리로서의 역할을 잃었다.

글 싣는 순서

(上)?조류의 낙원 천수만
(中)?떠나는 철새들
(下)보금자리가 필요하다

조류전문가와 환경단체는 이를 극복하고 여름철새들의 서식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시급한 선결과제로 주요 번식지에 대한 강도 높은 보호대책에 입을 모았다.

우선 간월호의 경우 뿔종다리와 황새, 흑두루미가 발견되고 있는 돌섬 부근과 흰물떼새·쇠제비갈매기의 집단번식지인 와룡천 부근을 꼽는다.

올해 장다리물떼새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고북천 부근과 현재 호사도요가 관찰되고 있는 간월호의 최상류인 해미천 및 청지천 부근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개개비와 쇠제비갈매기, 흰물떼새 등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부남호의 장검천 등은 여름철새뿐 아니라 겨울철새의 중요한 서식지다.

이들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생물다양성관리제'가 도입돼 겨울철새의 경우 제도적 보호 아래서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게 됐다.

조류전문가들은 농·어민들의 출입과 농약살포 등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이 제도를 보완, 여름철새의 보호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물다양성관리제는 농민들이 곡물수확 제한 등으로 철새들을 보호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요 서식지와 일대를 정부가 위탁 운영하며 개별농민들에게 재임대, 관리를 맡기는 방식이 필요하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서산태안 환경련 이평주 사무국장은 "여름철새의 번식환경이 열악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의 잦은 간섭 때문"이라며 "주요 서식지에 대한 보호방법을 강구, 잦은 농약살포와 출입을 강력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탐조 등의 출입제한과 밀렵행위의 근절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의지도 요구된다.

실제 천수만에서는 연구 등을 목적으로 부화 중인 알뿐만 아니라 둥지째 밀렵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파괴로 인해 조만간 이들의 모습을 더 이상 관찰하기 힘들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이 국장은 "농민들이 새를 더불어 사는 존재로 인식하면 서식파괴는 지금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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