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천수만 일대의 철새 서식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철새들의 개체수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이 일대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철새들의 안전한 번식처와 먹이 제공처를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때다.

철새도래지 천수만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럼에도 일반인의 몰이해로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되니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세계적 희귀조류인 호사도요를 비롯해 멸종위기종인 황새도 관찰되는 등 희귀조류의 왕국으로 인식되고 있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갈수록 철새의 개체수가 감소해 불과 1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희귀조류들의 발자취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천수만 일대가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이 급격히 상실되고 있는 이유는 개별영농이 시작됨에 따라 맹독성 농약의 무분별한 살포와 낙곡의 감소로 먹이부족 현상이 나타난데다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이 급속히 증가함으로써 서식환경이 급격히 파괴됐기 때문이다. 밀렵행위도 설치고 있을 정도다. 인근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유입으로 인한 해미천과 와룡천의 수질오염도 간과할 일이 아니다. 2007년까지 철새학습관, 탐조대 등을 구비한 '천수만 생태공원'이 이 일대에 조성되면 되레 철새의 서식환경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는 이미 지난 94년도에 '생물종 다양성협약' 가입에 이어 올해부터 이 일대에 '생물다양성관리제도'를 본격 도입, 철새도래지를 보호하고 농민들의 피해도 보상하고 있지만, 여름철엔 조류 보호를 위한 제도적인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 새들의 낙원이자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더 이상 훼손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철새들이 생명의 위협 없이 안정을 취하며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인식의 대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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