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일본에 포기하기로 했다.'

'울산에서 농부가 광우병에 죽었다.'

요즘 이런 허황한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타고 끝없이 확산되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대청댐에 '청남대'를 건축했을 때도 이런 괴담이 떠돌았다.

청남대는 1983년 착공해서 그해 말 준공됐는데 제일 많이 떠도는 괴담이 '청남대 대통령 화장실은 금으로 되어 있다'는 것.

또 대통령이 청남대에서 낚시를 하면 잠수부들이 물 속에 숨어들어가 대통령 낚싯대에 물고기를 꾀어 준다는 괴담도 나돌았다.

이와 같은 괴담은 청남대 인근 주민들이 겪어야 할 불편과 통제 때문에 더욱 퍼져 나갔다.

마침내 노무현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청남대는 대통령 별장으로서의 기능을 폐지하고 주민들에게 넘어갔다.

2003년 4월 18일 거행된 청남대 반환식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으로 출입문 열쇠를 충북도지사에게 전달하자 사물놀이패가 신명을 돋우는 등 이날 하루종일 축제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금세 관광지가 되어 주민소득에 기여하리라는 기대로 들떴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청남대가 아니어도 대청댐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관광시설은 엄격히 통제됐고 유람선 한 척 띄울 수가 없는 것이다. 관광객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많이 찾아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길이 줄어들었고 관광버스에 실려 왔다가 그대로 떠나기 때문에 이 지역에 떨어지는 게 별로 없다.

충청북도는 오히려 이 시설을 관리하는데 따른 연간 10억 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것.

특히 내방객들은 시설을 돌아보고는 대통령의 화장실이 금으로 되어 있지도 않고, 낚시터에는 잠수부들이 대통령의 낚시 바늘에 물고기를 매달아 주지도 않는 다는 사실에 실망(?)을 했다.

청남대는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며 국정구상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라는 사실만 확인된 셈.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를 반환한 것은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기도 한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도 청남대 반환을 앞둔 2003년 4월 17일, 3당 대표들을 이곳에 초청하여 삼겹살 파티를 하며 정국타개를 위한 회담을 했는데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하고 반환에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렇다. 한 나라의 그것도 매우 역동적이고 복잡하게 달려야 하는 대통령은 서울을 떠나 이런 조용한 휴식공간이 필요하다.

외국의 정상이나 귀빈들을 초청할 수도 있고 세계적인 기업인들을 불러 투자를 권유할 수도 있다.

야당 지도자들과 가슴을 열고 대화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요즘처럼 대통령의 지지도가 29%까지 급락하며 민심이 흔들리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홍역을 빚을 때는 대통령에게 생각을 가다듬고 구상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도 요즘 이런저런 문제로 잠을 못 이룬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느님도 세상을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쉬셨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에게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며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대통령이 피곤하면 국익에도 마이너스다. 외국의 국가원수들이 별장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다.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처럼.

만약 청남대가 상시로 대통령 별장 역할이 어려우면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일반에 공개하는 방법도 좋다.

그러면 지방도 좋고 청와대도 좋을 것이다.

때마침 지난주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청남대를 비밀리에 다녀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동안 잊었던 청남대 재반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크게 생각했으면 한다.

청남대 잔디밭에서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와 삼겹살 파티를 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충남의 명품 쇠고기 '토바우'면 더욱 좋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장·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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