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기자

'버리는 것'과 '줍는 것'

버리는 것이 행위이면 줍는 것 또한 분명히 행위이다.

그러나 같은 행위이면서도 어느 행위냐에 따라 이들은 아름다움과 추함에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토요일 오후 논산시 일원에서는 관내 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모 단체 주관의 환경보전을 위한 쓰레기 줍기 행사가 있었다.

시내 주요 도로변과 반야산 주변 일대에서 펼쳐진 이 행사에서 학생과 어른들은 한데 어울려 길가와 산하에 볼썽사납게 나뒹굴고 있는 휴지와 담배꽁초, 비닐봉지 등 각종 오물들을 손에 든 쓰레기 봉투에 하나 가득 채웠다.

토요일 오후 남들은 휴식을 즐길 시간인데도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훔쳐 내며 몇 시간째 쓰레기를 줍는 이들의 모습은 분명 아름다운 행위이다.

환경미화원이 새벽부터 해 떨어질 때까지 줍고 쓸고 해도 다음날 아침엔 도로와 인도에는 쓰레기로 어김없이 채워진다. 집회 등 행사를 마친 자리도 언제나 쓰레기로 차고 넘쳐 수거에 애를 먹고 있다.

무뎌진 시민의식의 한 단면이다.

한때 행사장에서는 주변 정리를 한 후에 행사를 마치는 것이 상례화됐던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모습도 별로 찾아볼 수가 없다.

오죽하면 쓰레기 투기행위를 경범죄로 처벌하겠느냐마는 소득이 없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버리면 누군가 줍겠지 하는 잘못된 생각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쓰레기로 넘쳐나게 만든다.

건전한 시민의식으로 깨끗한 논산이 가꿔질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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