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교육청 각 학교에 공문 "일손 달리는데…" 원성 자자

서산교육청이 교육감 초청 특별 강연회에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동원을 종용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낸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서산교육청은 20일 오후 2시 서산시 주최로 서산문화회관에서 5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복환 충남도교육감 초청 특별 강연회에 앞서 일선 초등학교에 2학급당 1명의 학부모를 강연회에 참석시킬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특히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들에게 5000∼1만원의 여비를 온라인으로 지급했으며, 일부는 곧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학부모들은 "농번기를 맞아 가뜩이나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교육청이 학부모들에게 교육감 초청 강연회에 참석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학부모 이모(38·여)씨는 "일손 부족으로 아직까지 마늘과 감자 수확도 못하고 있다"며 "도대체 교육청은 농촌의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모(43·여)씨는 "교육청이 교육감 특강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교육 관련 기관들은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꼬집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학부모의 건전한 가정교육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 학부모들의 강연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여비 지급에 대해 언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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