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 이지형 대전외고 교장· 한국합창연합회 부이사장

따뜻한 '제자사랑 화음'

오는 8월 바이로이드 합창연주회의 초청 연주를 앞두고 대전교사합창단의 제6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14일 대전엑스포 연주홀에서 있었다.

평소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제자 사랑의 열정을 모아 이날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려준 이날 연주회는 그 어떤 권위 있는 음악회보다 뜻 깊고 정겨운 음악회였다.

교사합창단은 독일 가곡의 특색이 둠뿍 담긴 명곡 '들장미', '들어라 무엇이 들어오는지(베르너 작곡)'를 충분한 호흡과 세련된 발성으로 멋지게 연주했으나 '그네(금수현 작곡)', '여호와는 나의 목자(나운영 작곡)'의 독일어 합창곡은 발음의 불일치로 인한 음절 연결의 미숙함을 보여 주기도 했다. 연습 시간의 부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현지 연주의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성가곡 '강가에서'는 길이 있는 발성과 정확한 가사로 신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기회였고, '쿰바야'는 가사 내용에 맞춰 가벼운 율동을 가미했다면 더욱 청중들에게 정감 있게 다가설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성자들의 행진'은 베이스 파트의 공명이 아주 좋아 합주에서 느낄 수 있는 더블베이스의 연주를 연상케 했다.

씩씩하고 경쾌한 연주를 이끌어 낸 오재현 지휘자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동작을 통해 그가 음악의 내용과 편곡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음을 가늠케 해 주었다.

독일 연주를 두달여 남긴 지금부터는 충분한 연습을 통해 악보에 의존하는 합창을 탈피, 합창자와 지휘자 사이에 시선과 감정을 서로 교환할 수 있어야 더욱더 수준 높은 연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며, 남은 기간을 잘만 활용하면 지휘자의 능력으로 보아 사소한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상 유례 없는 이번 교사합창단의 독일 연주가 그들 자신의 발전은 물론 세계에 우리 음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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