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극 제작사 지원요구에 의견대립 팽팽

"유치를 위해서는 지원해야 한다."

"퍼 주기식 지원은 곤란하다."

단양군과 군의회가 드라마 제작 유치를 놓고 극명한 의견 대립을 빚고 있다.

군은 50부작으로 제작되는 SBS 사극 '왕녀자명고' 를 단양 연개소문세트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난 12일 드라마 제작사인 (주)다다 관계자들을 군청으로 초청해 '제안 설명회'를 열었다.

군은 이 자리에서 '연개소문'의 성공 사례와 사극 촬영지로 손색이 없는 수려한 풍광, 전국 세트장에서는 유일한 중국식 건축 양식 등의 장점을 내세워 단양에서 촬영해 줄 것을 제작사 측에 적극 제안했다.

군은 이 드라마를 연개소문세트장에서 30편 정도(제작 일수는 100일) 찍을 경우엔 24만 명 이상이 단양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개소문'과 '태왕사신기' 제작 당시 집계된 방문객 수에 근거한 예상치다.

이럴 경우, 이들이 단양에서 쓰는 돈은 3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트장 입장료와 숙박비, 식대 등 1인 당 1만5000원 이상을 지역에서 써 경제활성화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군의 생각이다. 군이 이 드라마 유치에 목을 메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를 보는 군의회의 입장은 군과 크게 다르다.제작사 측이 군에 제시한 '조건' 때문이다.

제작사 측은 현재 단양에서 촬영하는 조건으로 전체 제작비의 10%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드라마 50편을 찍는 총 제작비는 150억 원 정도. 이 중 10%인 15억 원 가량을 군이 지원하라는 것이다.

드라마 한 편을 찍을 때 보통 1억8000만 원∼2억8000만 원의 제작비가 드는데, 방송국 지원은 1억 원 안팎에 불과해 나머지 부족한 제작비는 군 예산으로 메우겠다는 게 제작사 측의 '계산'인 셈이다.

엄재창 군의회 의장은 이에 대해 "수십 억을 들인 세트장을 사용하는 제작사가 사용료를 내야 할 판에 오히려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제작사 측 제안에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터무니 없는 요구이며, 군도 이런 제작사 측 제안에 끌려다니서는 안 된다는 '으름장'인 셈이다.

반면에 군은 "제작사 측 제안에 무리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의회의 걱정은 충분히 알겠지만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단양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드라마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군에서는 전체 제작비의 10% 이내 지원을 생각 중"이라며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 등을 충분히 감안하고, 제작사 측과의 협의를 통해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현재 제작사 측이 "제작비 10% 지원이 없으면 단양 제작도 없다"고 버티고 있고, 의회마저 '퍼주기식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유치에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단양=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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