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후배 챙기기도 일만큼 열정…

최석충(55)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는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8구가 고향이다.

홍성고 출신인 최 이사의 서울생활은 30여년째.

1974년 공직생활을 총무처에서 시작한 최 이사는 총무처 인사과장, 의정국장, 행정자치부 행정관리국장,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1급), 소청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인사 전문가이며, 대전·충남 출신으로 몇 안되는 1급 공무원이었다.

현 정부 들어 '50년생 이전 1급 퇴출'이라는 유탄을 맞아 지난 4월 15일부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는 최 이사는 인사에 관해 묻자 "그간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이 생활해 왔고 아쉬움은 남지만 현재 직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대전·충남 출신 고위직 중앙공무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최 이사의 '중도 하차(?)'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 이사는 대전·충남 출신 행정자치부 공무원의 좌장격으로 그간 후배들 사이에서 신망을 얻어 왔다. 김두관 장관 부임 이후 대폭적인 인사가 있었던 지난 2월에도 후배들은 최 이사가 그동안의 공직 경험이나 인품으로 보아 당연히 '차관급'에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고 한다. 최 이사가 그간 후배들을 여러 면에서 도와주고 의지가 되어 주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은 더욱 크기만 하다.

최 이사는 "나름대로 대전·충남 출신 후배들의 구심점이 돼 왔다고 자부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유는 저에 대한 애정과 기대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이사의 이 같은 사연 때문인지 주변에서는 그가 공직으로 다시 기용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 이사는 관운과 관련 두 번째의 시련을 겪고 있다. 첫 번째는 행정고시 11회에 합격하고도 3차 면접에서 탈락된 일이다.

"당시 육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직에 진출하게 되자 인원 때문에 행시에 합격하고도 면접에서 탈락되는 일이 있었는데 제가 그 케이스가 됐다"는 최 이사는 지난 2월 '행자부 1급 집단 퇴출'이라는 두 번째 시련기를 맞은 셈이다.

최 이사는 행시 14회에 다시 도전해 합격했지만, 11회 행시에서 면접 탈락이라는 시련은 최 이사의 선친과 가족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최 이사는 현 충청향우회 회장인 김용래 전 총무처 장관의 매제가 된다. 이런 연고로 최 이사가 공직에 있는 동안 일에 대한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성품으로 얻어진 결과에 대해 김 전 장관의 후광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최 이사는 김진표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여러 유능한 공직자들을 배출한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2년간 석사과정을 마쳤을 정도로 실무에 밝을 뿐 아니라 학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이사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1년에 두 차례 정도 고향 선산에 들른다고 한다. 또 대전 쪽에 친척들이 많이 살고 있어 홍성에 갈 때는 대전을 꼭 들른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고향 마을이 아련히 그려집니다. 여전히 '촌놈'이지요."

고향을 앞세워 이야기하진 않지만 최 이사의 말 속에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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