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농협, 가격 폭락하자 '극약 처방'

▲ 지난 10일 서산시 해미면 전천리의 2500평 배추밭에서 재배농민 조충행씨가 트랙터로 배추를 갈아엎고 있다.

'멀쩡한 배추를 폐기한다고?'

최근 배추값이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농협은 배추가격 안정을 위해 자체자금으로 배추를 수매해 산지에서 폐기하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대전 오정·노은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배추 경매가는 1t 상품(上品)을 기준으로 할 때 46만원으로 불과 한달 전(152만원)에 비해 106만원, 배추값이 폭등했던 지난 3월(205만원)과 비교해 159만원이 떨어졌다.

출하물량 과잉으로 지난해 5t 기준 196만원이던 봄배추의 평균 가격은 현재 130만원대로 떨어졌고 이는 최근 5년간의 평균가격 170만원보다도 40만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내 배추 주산단지인 아산·서산·예산·태안지역 5개 농협을 통해 봄배추 700t을 수매한 농협 충남지역본부는 오는 22일까지 해당지역 시·군지부장 책임하에 이를 전량 폐기키로 했다.

지역별 물량은 아산과 태안이 각 300t, 서산과 예산이 각 50t 등이며 수매단가는 농림부에서 생산원가로 책정한 1㎏당 90원으로 충남농협은 이번 사업에 총 6300만원을 투입했다.

봄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하게 된 것은 시장에 출하물량이 넘쳐나는 수급 불균형 때문으로 지난해부터 배추 시세가 호조를 보이며 파종기 였던 지난 3∼4월에 급등세를 보이자 금년 봄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2만㏊)보다 7% 증가(2만1400㏊)했다.

여기에 이상고온과 모내기를 위한 산지출하 집중으로 생산량이 지난해(93만t)보다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창구에서 배추 팔아주기에 나섰으나 이것으론 한계가 있다고 판단, 폐기에 나섰다"며 "이번 자체 수매를 통해 충남지역 700t을 비롯 전국적으로 1만t을 산지에서 폐기할 방침이나 이미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허재구·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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