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의 현장을 가다]④ 천안 북부대로 건설

▲ 천안 북부대로 1공구 현장의 조감도. 오른쪽 경부고속로도와 서북부 IT산업단지를 무신호등으로 연결하게 되는 관문역할을 하게 된다.
영하의 강추위가 불어닥친 21일, 천안시 신부동 경부고속도로 천안IC 앞 북부대로 건설현장. 천안관문 천안IC와 IT산업 수출의 메카 충남 서북부 첨단산업단지를 잇는 이 현장은 추위도, 새해도 잊었다.

현장입구에 들어서자, 박스모양의 거더(Girder 상판 지지대)가 2층 높이로 가지런히 쌓여 있고, 그 옆으로 검게 탄 얼굴의 근로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강판의 표면처리를 위해 돌아가는 그라인더의 기계음과 망치소리가 요란하고, 거더 이음새를 연결하는 용접작업이 한창이다. 또 한켠에서는 250톤짜리 대형크레인 2대가 육중한 철구조물을 집어 연신 다리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부대로가 시작되는 1공구 현장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와 본선인 천호대교를 연결하는 접속교량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현장은 현재 천안IC와 본선을 연결하는 접속교량 3개 가운데 2개의 교량설치 작업을 끝내고 나머지 1개 교량에 올려질 강교를 제작 중에 있다.

▲ 충남 서북부 산업동맥 천안 북부대로(2공구)가 서쪽으로 힘차게 뻗어있다. 멀리 보이는 삼성 LCD단지 공장의 굴뚝에서 수출 한국의 희망을 알리는 회색빛 연기가 쉬지 않고 피어 오르고 있다.
접속교 설치작업이 끝나면 천안의 상징물이 될 천호대교 설치작업이 본격 착수된다. 북부대로의 핵심인 천호대교는 천안천을 횡단하는 483m 길이의 아치형 사장교(斜張橋). 길이 120m, 높이 57m의 대형 아치형 구조물을 지반에 세우고 이 구조물에서 22개의 케이블을 늘어뜨려 다리를 매다는 방식이다. 공장에서 제작돼 현장으로 옮겨오게 될 아치형 구조물은 국내에서 드물게 구조물을 뒤틀어 세우는 신공법으로 건설된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윤완섭 소장은 "아치형 구조물을 비틀어 제작한 뒤 교량 한 가운데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시공하는 공법은 국내 다리건설에서도 거의 시도한 적이 없는 신공법"이라며 "다리가 완공되면 천안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대교를 막바로 잇는 두정터널(280m) 역시, 단면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쌍굴터널로 시공돼 천호대교와 함께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천안산업단지 아산만권 배후신도시를 잇는 길이 8㎞의 북부대로(왕복 8차로)는 3개 구간으로 나누어 공사가 진행되며, 완전개통은 2012년이 목표다. 총 사업비는 3900억 원이 투입돼 1m를 건설하는데 5000만 원 가까이 든다. 천안시는 전체구간 가운데 2공구(국도 1호∼번영로)를 착공 3년 만인 지난 2006년 3월 우선 개통했다.

핵심구간이면서 난공사 구간인 1공구(천안IC∼국도 1호)는 지난 2005년 말 착공해 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말 구간 개통된다. 번영로에서 첨단 IT기업이 밀집한 천안 3, 4산단으로 연결되는 3공구는 올해 착공해 2012년 개통된다. 북부대로는 서북쪽으로 첨단 정보·통신 기업이 몰려 있는 천안산업단지를, 서남쪽으로는 아산신도시와 서해안권을 연결하는 산업동맥이다.

천안산단은 삼성LCD와 삼성SDI 등 국내 굴지의 전자디스플레이 기업이 입주해 있는 3산단을 비롯 1, 2산단 외국인산단, 4산단 등 7개 산업단지에 300개가 넘는 IT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이곳에서 충남 수출의 30% 가까운 140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경제전문가들은 북부대로 개통으로 발생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에서 혼잡한 도심을 피해 막바로 이들 산단과 직접 연결돼 통행거리는 5㎞ 이상, 시간상으로 30분 이상 단축되면서 막대한 물류비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북부대로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총생산 유발 4500억 원, 임금유발 850억 원,부가가치 유발 860억 원, 고용 유발 6500여 명 등에 이를 것"이라며 "북부대로는 지역경제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북부대로는 천안시가 6조 원이 넘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업성동 국제비즈니스 파크 사업예정지를 통과해 개발을 더욱 촉진 시킬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산만권 배후 신도시와 아산 탕정 삼성LCD단지를 국도 21번으로 우회하지 않고 15여 분 만에 연결하는 지원도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천안시 한상국 도로과장은 "북부대로는 단순히 차량이 오가는 길이 아니라 천안 아산 등 충남북부로 들어오는 관문이며 산업동맥"이라며 "하천을 건너 산을 뚫고 건설되는 이 도로는 천안아산 첨단 산업단지와 아산만권 배후 신도시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핵심인프라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윤완섭 대우건설 천안 북부대로 현장소장

"천호대교는 천안 랜드마크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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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수출의 핵심인 IT 산업의 동맥을 건설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북부대로 주관 시공사인 ㈜대우건설 윤완섭(52) 현장소장은 "북부대로는 단순 길이로만 따지면 그리 길지 않은 도로이지만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수조 원이 투입되는 그 어떤 도로보다도 가치가 높다"고 힘주어 말한다.

윤 소장은 "빡빡한 공사일정과 빠듯한 예산으로 쫓기듯이 공사를 하고 있지만 국내 최고의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20년 현장 노하우를 모두 동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대로의 핵심구간인 천호대교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신공법을 동원해 미적감각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설계됐다"면서 "개통되면 충남 서북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소장이 맡고 있는 1공구 현장 앞 천안나들목은 하루 수만 대의 차량이 오가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교통 혼잡구역이다. 이 때문에 현장으로 자재 입·출입에 애로가 많다는 그는 "무신호등 입체교차로 체계가 구축되면 이 같은 혼잡한 교통상황은 완전 해소될 것" 이라고 말한다.

대우건설은 현재 3방향 신호체계인 이곳에 입체교차로를 설치해 차량들이 신호를 받지않고 논스톱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교통체계를 바꾸고 있다.

윤 소장은 "북부대로는 단순히 차량이 오가는 교량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출을 주도하는 첨단산업단지를 연결하는 핵심인프라 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사진=채원상 기자 a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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