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의 현장을 가다]④ 천안 북부대로 건설
현장입구에 들어서자, 박스모양의 거더(Girder 상판 지지대)가 2층 높이로 가지런히 쌓여 있고, 그 옆으로 검게 탄 얼굴의 근로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강판의 표면처리를 위해 돌아가는 그라인더의 기계음과 망치소리가 요란하고, 거더 이음새를 연결하는 용접작업이 한창이다. 또 한켠에서는 250톤짜리 대형크레인 2대가 육중한 철구조물을 집어 연신 다리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부대로가 시작되는 1공구 현장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와 본선인 천호대교를 연결하는 접속교량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현장은 현재 천안IC와 본선을 연결하는 접속교량 3개 가운데 2개의 교량설치 작업을 끝내고 나머지 1개 교량에 올려질 강교를 제작 중에 있다.
접속교 설치작업이 끝나면 천안의 상징물이 될 천호대교 설치작업이 본격 착수된다. 북부대로의 핵심인 천호대교는 천안천을 횡단하는 483m 길이의 아치형 사장교(斜張橋). 길이 120m, 높이 57m의 대형 아치형 구조물을 지반에 세우고 이 구조물에서 22개의 케이블을 늘어뜨려 다리를 매다는 방식이다. 공장에서 제작돼 현장으로 옮겨오게 될 아치형 구조물은 국내에서 드물게 구조물을 뒤틀어 세우는 신공법으로 건설된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윤완섭 소장은 "아치형 구조물을 비틀어 제작한 뒤 교량 한 가운데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시공하는 공법은 국내 다리건설에서도 거의 시도한 적이 없는 신공법"이라며 "다리가 완공되면 천안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대교를 막바로 잇는 두정터널(280m) 역시, 단면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쌍굴터널로 시공돼 천호대교와 함께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천안산업단지 아산만권 배후신도시를 잇는 길이 8㎞의 북부대로(왕복 8차로)는 3개 구간으로 나누어 공사가 진행되며, 완전개통은 2012년이 목표다. 총 사업비는 3900억 원이 투입돼 1m를 건설하는데 5000만 원 가까이 든다. 천안시는 전체구간 가운데 2공구(국도 1호∼번영로)를 착공 3년 만인 지난 2006년 3월 우선 개통했다.
핵심구간이면서 난공사 구간인 1공구(천안IC∼국도 1호)는 지난 2005년 말 착공해 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말 구간 개통된다. 번영로에서 첨단 IT기업이 밀집한 천안 3, 4산단으로 연결되는 3공구는 올해 착공해 2012년 개통된다. 북부대로는 서북쪽으로 첨단 정보·통신 기업이 몰려 있는 천안산업단지를, 서남쪽으로는 아산신도시와 서해안권을 연결하는 산업동맥이다.
천안산단은 삼성LCD와 삼성SDI 등 국내 굴지의 전자디스플레이 기업이 입주해 있는 3산단을 비롯 1, 2산단 외국인산단, 4산단 등 7개 산업단지에 300개가 넘는 IT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이곳에서 충남 수출의 30% 가까운 140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경제전문가들은 북부대로 개통으로 발생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에서 혼잡한 도심을 피해 막바로 이들 산단과 직접 연결돼 통행거리는 5㎞ 이상, 시간상으로 30분 이상 단축되면서 막대한 물류비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북부대로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총생산 유발 4500억 원, 임금유발 850억 원,부가가치 유발 860억 원, 고용 유발 6500여 명 등에 이를 것"이라며 "북부대로는 지역경제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북부대로는 천안시가 6조 원이 넘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업성동 국제비즈니스 파크 사업예정지를 통과해 개발을 더욱 촉진 시킬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산만권 배후 신도시와 아산 탕정 삼성LCD단지를 국도 21번으로 우회하지 않고 15여 분 만에 연결하는 지원도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천안시 한상국 도로과장은 "북부대로는 단순히 차량이 오가는 길이 아니라 천안 아산 등 충남북부로 들어오는 관문이며 산업동맥"이라며 "하천을 건너 산을 뚫고 건설되는 이 도로는 천안아산 첨단 산업단지와 아산만권 배후 신도시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핵심인프라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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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원상 기자 a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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