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영-남인수 시련 함께하며 사랑 싹틔워

방의 푸른꿈??
조명암 작 사
김해송 작 곡
이난영 노 래

?? A

내뿜는 담배연기끝에 희미한 옛추억이 풀린다

고요한 차집에서 커피를 마시면 가만히 부른다

그리운 옛날을 부르누나 부르누나 흘러간 꿈은

찾을길 없어 연기를 따라 헤매는 마음 사랑은 가고

추억은 슬퍼 불루스에 나는 운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추억이 풀린다


B


조우는 푸른등불 아래 흘러간 그날밤이 새롭다

조그만 찻집에서 만나던 그날밤 목미어 부른다

그리운 그밤을 부르누나 부르누나 소리실은 장미화려냐

시들은 사랑 슬어진 그밤 그대는 가고

나혼자 슬퍼 불루스에 나는 운다 조우는 푸른 등불아래

흘러간 그날 밤이 새롭다

이렇게 바삐 움직이다 보니 이난영도 건강이 서서히 회복되며 이난영 자신도 새로운 사업을 한다 생각하니 그녀 자신이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흥행에 성공해야 된다는 생각밖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남편 없는 홀몸으로 어린 자식들을 먹여 살리고 잘 키워내야 한다는 생각 외에 이난영은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 처지였다.

딴 생각이 있다면 흥행이 잘 돼서 돈을 벌어 자기에게 돈을 빌려준 고마운 은인 남인수의 빚을 빨리 갚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여기서 남인수의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 가수 남인수는 사업수단도 뛰어났으며 돈 버는 데 있어 남인수를 따라갈 사람이 우리 가요계에는 없다 할 정도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돈 버는 데는 천부적인 실력을 가진 우리 가요계에 있어 대표적인 인물이다.

돈 안 쓰는 지독쟁이의 대표적인 인물로도 알려져 있으며, 그것뿐이 아니다. 가수 남인수는 소금보다 더 짠 사람으로도 우리 가요계에서는 알려져 있다. 그리고 남인수는 미남이며 많은 여자들이 남인수를 따랐다. 그리고 사업 수완이 남달라 돈 버는 데도 그를 따를 사람이 없었으며, 이런 이유로 그의 이름을 돈인수라 부르기도 했다.

또 여인수란 이름은 여인들이 그를 좋아하며 따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는 여인수라는 이름처럼 수많은 여인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살다가 타계한 인물이다.

이난영은 남인수로부터 지원을 받아 kpk악극단을 재정비하고 흥행에 나섰다. 이 악단 kpk는 이난영의 남편 김해송이 운영하던 악극단이다. 6·25동란으로 중단이 되었으며 남편이 북한으로 끌려가고 운영을 하지 못했던 악극단이다. 그러한 악극단을 이난영이 다시 부활을 시켜 운영을 하게 된 것이다.그것은 이난영이 자기 남편을 생각하고 남편이 평소에 운영했던 극단 이름을 다시 살려보자는 이난영의 생각에서다.

특히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 유지를 받들고저 함에 kpk라는 극단명을 그대로 쓰며 또 남편의 사랑을 못 잊어서 그녀의 사랑의 표시로도 해석되는 극단명이다.

어떻든 이난영은 흥행에 전력을 다해서 성공하는 길만이 자기 남편 김해송에 대한 사랑의 표시이며 또한 어린 자녀들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난영은 사업에 혼신을 바쳐 열정을 다 쏟아부은 것이다. 이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가수로서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난영이다 보니 이난영 자신도 잘 되리라 믿기도 했다. 거기에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가수이며 역시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두 가수다 보니 이들 두 가수는 흥행에 성공을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예상과는 달리 흥행은 성공을 못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경영주인 이난영은 또다시 실의에 빠지게 된다. 역시 남인수도 많은 돈을 투자하고 흥행이 안 되어 역시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이렇게 두 사람은 사업에 적자를 보게 되어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난영은 이난영대로 남인수를 볼 면목이 없게 됨은 물론이요, 남인수는 남인수대로 사업에 실패를 해 돈 받을 길이 없게 되었으니 이들 두 사람은 속앓이를 할 수밖에...

이렇게 두 사람은 각기 나름대로 속앓이를 하게 된다. 이렇게 며칠이 흐르다 다급해진 것은 남인수다. 이대로 흥행에 주저앉으면 지금까지 투자한 돈을 다시 찾기란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 남인수는 생각에 생각을 한 끝에 다시 돈을 투자하기로 결심을 한다.

그것은 자기 돈도 돈이지만 쓰러져가는 이난영을 두고만 볼 수가 없기에서다. 그래서 남인수는 이난영에게 내가 재투자를 해줄 테니 용기를 내어 다시 극단을 운영하라며 이난영에게 힘을 실어줬다.

남인수의 이 말에 쓰러져 두문불출했던 이난영은 다시 힘을 받아 그간 침체됐던 악극단을 재정비하여 운영을 재개하게 된다. 그간 이난영은 흥행에 실패하고 몸져 누운 채 두문불출 문밖 출입조차 하지않던 그녀가 남인수의 재투자 제안에 힘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남인수는 이난영의 사업실패에 대하여 딱하게 생각을 하여 다시 재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이난영이 여자 혼자서 그 큰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남인수는 그녀에 대하여 불쌍하고 애처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후 남인수는 이난영에 대하여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며 알게 모르게 이난영에 대하여 보이지 않는 사랑을 베풀게 된다.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고 했던가. 이들 두 남녀가 사업에 동업을 하다 보니 항시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서로는 자신들도 모르게 어느새 깊은 정을 느끼게 되었나 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난영은 남편을 잃고 혼자 사는 여자이며 또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크나큰 단체를 운영하는 것을 바라보며 지내던 남인수는 자기도 모르게 이난영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생겼음은 당연한 것이 아닌지.

또 이난영도 홀로 사는 외로움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외로운 여인으로서 항상 같이 지내는 남인수에게 의지하며 지내던 처지였으니 누가 먼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사랑은 날이 가면 갈수록 무르익어 갔다.

이래서 이난영과 남인수는 동거에까지 이르러 한집 살림을 차리게 되며 남인수가 지병인 폐결핵으로 입원해있을 때도 이난영은 남인수의 병간호에 전심을 다 바쳐 남인수 병간호를 했다.

그리고 오랜 병원생활에도 한 번도 불평 없이 남인수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간호를 해주었다.

김명환 한국가요작가협회 작사·작곡가

kmh464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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