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IMF 이후 최저치 추락
환 리스크 관리 취약 흑자 기조 흔들

최근 환율이 지난 97년 IMF사태 이후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지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 기금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향후 1∼2회 추가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라 수출업체들의 채산성 악화 및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913.90원에 머물면서 전날보다 달러당 0.20원 올랐지만 지난 97년 10월 2일 913.5원을 기록한 후 10년 만에 최저치에 육박하고 있다.

또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1.70원으로 지역 수출업체들이 주장하는 환율 마지노선인 850원에도 크게 못 미치면서 6.9%의 역마진 수출을 감내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하이닉스, 한라공조, 한국타이어,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물론 남선기공, 동양강철 등 지역 내 수출 중견기업들도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손과 함께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 청주사업장 관계자는 "연초 올해 원·달러 환율을 940원으로 책정, 경영목표를 설정했지만 최근 913원대로 환율이 하락했고 반도체 가격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했다"며 "원가절감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고 위기감을 표출했다.

또 일본 수출비중이 높은 남선기공도 "원·엔 환율이 850원을 넘어야 겨우 채산성을 맞출 수 있지만 현재 환율이 790원대에 머물면서 유럽으로의 수출 물량을 늘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환율 위기 타개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환율 위기가 지역 내 전 산업체로 확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환 리스크 관리에 대부분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대전에 본사를 둔 ㈜한국인삼공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홍콩(662만 8000달러), 대만(526만 9000달러), 일본(262만 7000달러)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모두 1697만 3000달러를 수출했지만 '환변동보험' 가입을 주저했다.

그 결과 1697만 3000달러를 지난 7월 현재 전부청약(한국수출보험공사 보장환율 947.0 달러) 했을 경우 결제적용환율인 913.8달러로 산정, 모두 5억 6350만 원의 보험료(추정치)를 지급받아 환차손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 관계자는 "대전·충남지역에 모두 1807개의 수출업체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지난달 현재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업체 수는 51개에 머물면서 가입률이 2.8%에 그쳤다"며 지역 수출업체들의 적극적인 환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박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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