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아름다운 승복'으로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은 우리 정치문화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제는 민주신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의 선택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충청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민중심당 심대평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까… 독자출마를 할까… 연대를 할까.

김종필씨(JP)에게 가장 화려했던 정치역정은 1987년 12월 16일 실시된 제13대 대통령선거일 것이다.

민정당 노태우씨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김영삼씨(YS)가 2위, 김대중씨(DJ)가 3위, 그리고 JP가 4위로 끝난 선거다. 소위 '3김세력'의 분열로 인한 노태우의 승리였다.

당시 '3김' 중 JP는 신민주공화당으로 출마하여 꼴찌를 했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꼴찌가 아니다.

JP가 얻은 표가 총투표자수 2300만 명 가운데 8.1%인 182만 표나 되기 때문이다. 거의 200만 표를 모은 것. 충청권은 물론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많은 JP표가 나왔다.

따라서 JP는 대통령에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이 선거로 충청도 맹주로써 절대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의 이런 득표의 여세는 다음해에 치루어진 제13대 국회의원선거에 그대로 옮겨갔다. 전국에서 이인구 현 계룡건설 명예회장 등 34명의 당선자를 내었고 대전은 100% 신민주공화당이 휩쓸었다. 구자춘씨 등 대구·경북에서도 5명의 당선자를 내었다.

올해의 대통령 선거도 그때처럼 국회의원선거와 불과 4개월여 사이를 두고 치루어진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국민중심당은 '충청표심' 때문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그리고 범여권 후보에게서 구애의 유혹을 받을 것이다.

물론 정당이라면 대통령후보를 내고 싸워야 한다. 그것이 정당 존재의 기본이다. 그러나 4명밖에 안되는 국회의원을 가진 미니정당으로서 국민중심당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특히 13대 때는 충북역시 충남과 하나가 되었고 육인수씨 등 JP의 세를 뒷받침해 주는 탄탄한 조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충북의 정치 정서는 많이 달라졌고 국민중심당에 대해 충남과 온도차가 있다. 그런 가운데 JP처럼 카리스마를 갖고 2백만표 가까운 득표력을 보일 후보가 있을까? 있으면 좋다. 그래야만 4개월 후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속 후보를 많이 당선시킬 수 있다.

아니면 연대를 해야 할까?

과거 JP가 뜨거운 지지를 받던 충청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 밖에 없던 것을 생각하면 연대처럼 위험하고 조심스런 폭탄도 없다.

그러나 똑바로 봐서 국민중심당이 주장하는 대로 '충청의 자존심' '충청의 목소리' 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정치세력과는 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정치의 본성 아닌가. 그러자면 충청인들의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야 할 시점이 필요하다.

아니면 한나라당 경선후유증, 또는 범여권의 상황변화에 따라 독자적으로 또 다른 정치세력을 끌어 들여 독자적 후보를 내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이 모든 선택의 카드는 언제 뽑아야 할까? 지금일까?

분명 지금은 아니다. 옆에서 보챈다고 해도 강태공처럼 느긋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또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성공을 할지 또는 실패를 할지도 심대평대표가 선택의 카드를 뽑아야 할 타이밍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그 카드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심대표는 정치적 대박을 터뜨릴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킹메이커도 될 수 있고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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