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마다 구수함 솔솔 "입맛 당기네"

▲ 논산 양촌식품은 옛날 할머니들이 담그던 장맛을 그대로 재현해 옛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된장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막장, 토장, 즙장, 청국장, 두부장, 지례장, 생치장, 비지장… 등등.

늘상 식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 된장도 따지고 보면 지역에 따라 또는 첨가되는 내용물에 따라 수십가지로 분류된다.

또 같은 된장이라 하더라도 각 지방별로 제조방법도 다르고 그 맛도 확연히 구분된다.

그 중에서 경상도에서는 등겨장, 전라도에서는 시큼장, 충청도에서는 즙장이라고 불리는 된장이 있다.
바로 집장이다.

밀과 보릿가루로 메주를 띄우고 찹쌀과 찰보리에 소금, 엿기름 등이 들어간 이 집장은 고려시대부터 제조된 토속된장이다.

이러한 집장을 옛 모습 그대로 생산해 상품화한 작은 기업이 있다.

논산에서도 수려한 풍경과 농사 잘 되기로 유명한 양촌면 도평리에 자리한 양촌식품(대표 이봉왕)이 옛날 할머니들이 담가 주던 그 집장 맛을 재현해 소리소문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양촌집장의 특징은 감칠 맛과 단맛, 먹고 난 뒤의 개운함에 있다.

메주의 함량이 많고 엿기름만으로 당화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근 농가에서 바로 구입한 신토불이 농산물과 지난 94년부터 장을 담가 본 오랜 노하우도 무시할 수는 없다.

여기에 충남대 식품공학과 성창근 교수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문도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성 교수의 도움으로 타 지역의 집장생산업체들이 미처 넘지 못한 '품질의 균등화'를 이룬 것이 양촌집장의 상품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집장을 생산하고자 하는 곳은 많지만 아직까지 양촌집장처럼 '맛의 균등화'란 커다란 벽을 넘지 못해 포기하는 업체가 많다는 것.

남편 이봉왕(55)씨와 함께 양촌식품을 이끌고 있는 정성자(50)씨는 "지난 94년 양촌면 주민들이 집에서 담가 먹던 집장의 맛이 너무 좋아 당시 '한 번 해 보자'는 심정으로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매번 생산할 때마다 맛이 달라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양촌집장은 바로 생산이 중단됐고 당시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던 '양촌 감식초'의 생산과 판매에만 열중했다.

때마침 불어닥친 감식초 열풍에 따라 일체의 인공향을 배제한 채 순수 원액 그대로 2년 숙성을 거쳐 나온 '양촌 감식초'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갔다.

하지만 감식초가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들어 저품질 싸구려 제품이 난립하면서 감식초의 열풍도 이내 시들어 버렸다.

그래서 다시 눈을 돌린 것이 집장이다.

생산을 중단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간간이 양촌집장을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아 '제대로 하면 되겠다' 싶어 다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2001년 6월부터 양촌집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생산에 들어가면서 옛날 장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우체국 통신판매를 통해 전국적으로 팔려 나가고 있는 양촌집장은 일체의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아 유통기한은 90일이며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냉장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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