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이카루스라고 하는 인물이 있다. 이 사람은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어깨에 달고 하늘을 날았다. 하늘을 날다 보니 태양에 까지 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어느 날 열심히 날개를 휘저으며 태양을 향해 치솟았다.

그러나 아뿔사! 자신의 날개가 밀랍으로 되어 있어 뜨거운 열에는 녹아 버린다는 사실을 몰랐다. 결국 이카루스는 태양 가까이에서 날개가 녹아 내려 추락하고 만다.

'이카루스의 날개'라고 하면 욕심 많은 인간의 추락을 상징한다.

지난 20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은 다단계 불법영업을 통해 1조 8천억 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면서 이례적으로 재판장이 '이카루스의 날개'를 인용했다. 너무 욕심을 내어 감당할 수 없는 데까지 날라갔다는 뜻일 것이다.

요즘 대전시내버스 파업사태를 보면 너무 멀리 날아간 '이카루스'를 생각하게 된다.

필자는 평소 차라리 다른 투쟁을 하더라도 파업만은 해서 안될 분야로 네 가지를 생각한다.

국가의 안보를 인질로 하는 파업, 국민의 병치료를 볼모로 하는 파업, 국민의 배울 권리를 담보로 하는 파업, 그리고 시민의 발을 잡는 파업이다. 이것은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대전 시민들은 더위와 장마 속에 버스파업으로 발이 묶여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와 같은 고통을 참겠다는 보도다.

과거 파업을 하면 노·사가 양보해서 잘 타협하라는 시민의 목소리였는데 이번에는 '불편한 걸 참을 테니 이 기회에 시민의 발을 담보로 하는 파업이 다시 없게 해 달라'는 것이다.

많은 시민단체들은 준공영제의 폐지에 대한 서명작업을 벌이며 버스파업을 규탄하고 나섰다.

대전시가 예뻐서도 아니고 사주측 편을 들어서도 아니다. 시민의 혈세 260억 원이 운영비에 투입된 시내버스가 어떻게 납세자의 발목을 잡느냐는 분노 때문이다.

특히 시내버스 이용자들은 대부분 서민들이다. 버스파업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층이 누구인가? 그룹으로 봉고버스를 이용하여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아니고 아침 저녁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에 시달리는 서민층 자녀다.

안타까운 것은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일용직 근로자들.

IMF때 가장 고통을 받은 계층이 가난한 서민층이였듯이 지금 시내버스 파업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측이 서민들이다.

에어컨 있는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계층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이다. 그런데도 노조가 이들을 외면하다니….

어처구니 없는 것은 6·25참전용사를 비롯,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뜻 깊은 행사장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시내버스를 대신하여 운행하는 관광버스에 면도칼로 의자 시트에 칼질을 한 것이다. 범인을 알 수는 없지만 이것은 법을 따지기 앞서 인간의 양심을 저버린 짓이다.

이제라도 노조가 버스운행을 [재개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그것은 굴복이 아니라 세금을 내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화답이다. 시민으로부터 외면당하면 설사 노조가 승리해도 패배한 것이다. 물론 노조가 주장하는 의혹 규명 요구는 시당국과 사정당국이 풀어야 한다. 그러나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오직 고달픈 시민의 발만 생각하고 모든 잡다한 말싸움에서 벗어나 용단을 내려 주길 기대한다. '이카루스의 날개'가 되지 않기 위해…. 물론 사업주측의 경영윤리도 따져봐야한다.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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