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우 시장 "차도 활용 여론 높아" 환경단체 반발·짜맞추기 논란일 듯

청주지역의 대표적 명물인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중앙 부분에 공원을 조성하려던 청주시의 계획이 결국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가로수길은 확·포장 공사 착공 2년 반 만에 두 번째 설계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남상우 청주시장은 11일 주간업무 보고회에서 "최근 실시된 가로수길 조성 관련 시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많은 시민들이 중앙부분을 공원화하는 대신 차도로 활용하는 것에 찬성했다"며 "이런 시민 의견을 반영해 관계 부서는 조속히 후속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시는 이에 따라 중앙부분을 차도로 활용하고 부모산 방향에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 가로수길 조성계획을 이달 말까지 마련한 뒤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시민·환경단체는 지난달 말 열린 '청주 가로수길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란 토론회 때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가로수길 중앙부분 공원 조성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토론회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또 시가 새로 확정한 안은 지난 5월 초 시민 1247명을 대상으로 '가로수길 조성 방안'에 관한 설문조사 때 찬성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8.4%가 '길 양 옆 보도와 인도 확장'에 찬성해 26.9%의 찬성에 그친 '부모산 쪽 공원화'보다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가 공사방식을 결정해 놓고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형식용'으로 토론회와 설문조사를 가졌던 것이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모산 쪽에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찬성하고 있다"며 "현재 계획을 지지하는 시민·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2009년까지 국·도·시비 등 507억 원을 들여 흥덕구 강서동사무소-휴암교차로(2.48㎞) 간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왕복 6차로로 확·포장한 뒤 중앙 부분(폭 26.5m)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조성키로 하고 30%의 공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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