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전 두팀 나란히 하위권 분류… 개막후 희비쌍곡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가 1라운드 종반에 접어들면서 대전 시티즌과 부천 SK가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꼴찌팀 대전은 19일 현재 6승2무2패(승점20)로 성남 일화(승점25)에 이어 2위를 달리지만 부천은 2무8패(승점2)로 1승도 못 건지고 최하위에 처져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올 시즌 이들 두 팀의 전력을 비슷하게 보고 나란히 하위권으로 예상했던 터라 대전의 약진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대전의 돌풍에는 시민구단으로 변모시켜 해체 위기를 막아낸 대전시민의 노력과 지난해 꼴찌 설움을 딛고 팀 재건에 나선 프런트와 선수들의 피땀어린 눈물이 스며있다.

지난해 모기업 지원중단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대전 프런트는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불협화음도 없이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타 구단의 시샘을 받을 정도다.

특히 대전의 새 사령탑 최윤겸 감독은 '즐기는 축구'로 의기소침해 있던 선수들의 기를 살려 주고 숨어 있던 재능을 자극해 끝모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더구나 김은중, 이관우 등 간판선수들의 기량이 살아나고 김종현, 이창엽, 주승진 등 조연급 선수들마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해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다.

반면 리그 꼴찌 부천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틀리지 않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부천은 올 시즌 자유계약(FA)시장에서 이기동 등 주전급 선수들을 대부분 팔아넘겨 올 시즌 성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나머지 선수로도 충분하다고 장담했던 부천 프런트는 잇단 패배로 재기불능 상태에 이르자 트나즈 트르판 감독을 해임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트르판 감독은 "현재 선수로는 누가 감독이 되든 똑같다"고 강하게 반발해 프런트와 감독이 엇박자를 내는 부천의 꼴찌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부천 프런트는 차후 감독 선임을 통해 부천의 부활을 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감독만 바뀐다고 내분으로 망가진 팀이 다시 살아난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부천은 수준급 선수들을 보강하고 프론트와 선수들간의 뿌리 깊은 불신을 풀지 않는 한 지난해 대전이 밟았던 꼴찌의 수모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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