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人蔘 진일보는 요원한가]2)진일보를 위한 발걸음

글 싣는 순서
1) 위기의 금산 인삼시장

2) 진일보를 위한 발걸음

3) 합리적 토론 시급하다

전통적인 수요자들의 인식이 확고한 만큼 국내시장에서 고려인삼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외국삼의 저가공세에 밀려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삼을 기준으로 고려인삼의 가격은 중국삼에 비해 10∼15배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가공식품을 포함해 세계 인삼시장 점유율이 5%를 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겨우 홍삼가공식품 다각화와 홍보로 고려인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단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문제제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직파·대량생산 방식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업계의 입장에선 4∼6년근만 홍삼으로 제조할 수 있는 연근제를 해소해 홍삼가공식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법적 한계와 기득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삼업계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흑삼도 마찬가지다.

인삼밭에서 채굴한 수삼을 쪄서 말린 형태를 홍삼이라고 하고 구증구포(九蒸九曝) 방식을 접목시킨 형태를 흑삼이라고 부른다.

쪄서 말린다는 점에서 홍삼과 흑삼은 같은 제조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성분에 있어선 차이가 있다.

아홉 번 쪄서 말린 흑삼은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 가운데 진세노사이드 Rg3 성분(혈소판응집억제·암 전이 억제작용)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난해 금산 세계인삼엑스포 전후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005년 약학회지에 '흑삼의 인삼 사포닌 분석'이라는 논문이 발표된 이후 산·학·연은 앞다퉈 흑삼의 효능을 특정지을 수 있는 후속 논문을 준비하고 있고 정부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삼의 응용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와 함께 선도업체 몇 곳이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출원을 서두르는 한편 법제화를 통해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

선도업계는 흑삼을 계기로 인삼산업을 기술집약적인 단계로 올려 건강기능식품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의약품 시장까지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흑삼의 법적 지위가 확보된다면 퇴조하고 있는 인삼산업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고 자본력을 갖춘 업체와 연구기관이 가세할 경우 전혀 새로운 가공제품이나 의약품을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홍삼(가공)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99%의 관련업계는 기득권의 시각에서 흑삼을 바라보고 있어 흑삼에 대한 법적 지위 확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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