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구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장

김인구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장

지난 3월 5일 한국은행은 한국개발연구원과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동 세미나에서 발표된 보고서 중 하나는 ‘돌봄 서비스 인력난·비용부담 완화 방안’이었다. 핵심 요지는 돌봄 인력 부족에 저렴한 비용의 외국인 활용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돌봄 서비스 직종의 인력난과 비용 부담을 고려할 때 논의를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보고서라고 생각된다.

한편 2월 29일 개최된 2024년 충청남도 제1차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활용이 필요하다는 농업과 제조업 현장의 목소리가 강하게 전해진 바 있다.

동 회의 참석자들 다수는 외국인 활용 확대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는 더욱더 다양한 업종 및 직종에서 외국인 활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저 출산율을 갱신하고 있는 상황과도 관련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출산율 하락으로 생산가능인구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생산가능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각 분야와 직종에서 외국인 활용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일본, 싱가폴, 홍콩의 사례를 보더라도 외국인 활용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말 총인구가 5,133만 명인데 체류 외국인은 251만 명으로 총인구의 4.88%에 이르고 있다. 한 나라의 외국인 비율이 5%를 넘는 경우 다문화 사회로 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다문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인 근로자 활용 확대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과제이다. 산업계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결정 방식, 내국인 임금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합의가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세미나에서는 개인 간 사적 계약을 통해 돌봄 서비스 외국인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간병 등 돌봄 서비스 수요에 대처하고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지 않는 홍콩과 싱가포르의 도우미 임금은 2022년 시간당 기준으로 각각 2797원, 1721원으로 우리나라 1만 1433원 대비 각각 24.5%, 15.1%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다만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대우의 정당성, 외국인과 경합 관계에 있는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 저하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 수준 그리고 추가적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생산가능인구도 쪼그라들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한다면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외국인 활용 확대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간병 등 돌봄 서비스 지출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산업계 인력 부족이 더 심화되기 전에 외국인 활용 확대를 위한 새롭고 다양한 시각과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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