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근 기분 좋은 책 한 권을 받았다. 제목은 ‘새로운 학교의 탄생’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써서 그런지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추천 글을 쓰려고 사전에 원고를 읽어보긴 했지만 잘 편집되어 나온 책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부제는 ‘미래형 공교육 해밀교육마을의 학교자치 이야기’이다.

세종시에 있는 해밀초등학교의 의미 있는 학교 운영과 다양한 교육과정을 담은 이 책에는 교육 주체들의 고민과 실천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추천 글의 일부를 옮겨본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을 겪으면서 해밀초의 구성원들은 학교라는 공간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학교의 역할을 진지하게 자문했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물었고, 다음에는 동료 선생님에게 묻고 교직원들이 함께 답을 찾아갔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마을과 함께 참여하고 나누면서 새로운 학교의 탄생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 학교가 시도한 여러 프로그램은 교육 주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는 학생·선생님·학부모님·지역사회를 교육의 4주체라고 부른다. 온전한 교육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교의 이웃인 마을 주민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해밀초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밀초는 2020년 문을 연 신생 학교이다. 이 학교 안에 들어와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 교장실이다. 출입구 눈에 잘 뜨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교장실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투명하다. 그 흔한 가림막 하나 놓지 않아 안에서 이뤄지는 일거수일투족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성장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 1년 단위 담임제를 2년 단위의 학년군 공동체를 형성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학생들의 개별적 성장을 돕기 위한 꼼꼼한 기획은 선생님들의 전문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학교 안에서 운영하는 매점은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다. 단순한 매점이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하는 물품을 판매하고, 방학 중에는 경제 캠프를 운영해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소비와 경제 개념을 알려준다.

특히 뜻깊은 것은 마을 주민이 직접 학생들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프로젝트 지도사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현장학습과 생태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연수를 받은 지도사들이 참여해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다양한 배경과 환경을 가진 마을교사들의 참여는 아이들의 경험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교육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아이들이 운영하는 학생자치회 활동은 자율과 책임을 배우는 좋은 기회이며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는 거대한 유기체와 같아서 끊임없는 관심과 지지를 보내줄 때 제대로 성장한다’라는 이 책의 문장 중 하나는 교육의 길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 거대한 유기체를 움직이는 힘은 모두의 참여에서 나온다. 나의 아이가 아니라 모두의 아이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들여다볼 때, 더 나은 교육과 새로운 학교의 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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