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권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

이준권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
이준권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

충남 작은 학교 지원 조례 제2조에 의거해 ‘작은 학교’란 학생 수 60명 이하인 학교를 의미한다. 충남도내 학교 중 작은 학교는 지난해 기준 233개교로 전체학교의 38.2%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도내 초등학교 신입생 수 역시 지난해 기준 1만 7675명이었으나, 오는 2029년 1만 106명으로 예측되고 있어 무려 43%가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무려 14곳이다. 충남의 미래교육을 논할 때 작은 학교를 위한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충남교육청에서는 작은 학교의 지속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충남교육청이 지난해 발표한 ‘미래주도형 적정규모학교’ 사업은 저출산, 학령인구수 감소 등에 대응해 학교 간 통·폐합이 주요 내용이다. 도서 벽지, 개발예정지역, 1면 1교의 경우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은 삭제됐으며, 학부모의 60% 이상이 동의하는 경우 사업을 추진키로 해 학부모의 여론에 따라 통·폐합 여부가 결정된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던 교직원은 급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어, 작은 학교의 지속성장을 위한 정책과 적정규모학교 정책 간 상충되는 부분을 명확화 하는 동시에 정책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충남도내 작은 학교들은 다양한 특색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작은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해왔다. 그러나 텃밭 가꾸기, 승마, 요리 등의 프로그램이 일반화되면서 특색이라는 말이 무색해졌고, 특색교육과정 개발은 학교 간 경쟁으로 이어져 교사들의 업무가 배가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작은 학교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적절한 사업 배분으로 학교별 특색을 구별 짓고, 아토피 안심학교 등 브랜드로 인식될 정도의 학교별 집중 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이다. 또, 개별화 교육을 통한 기초학력 보장과 같이 교육의 본질에 집중하는 특색교육과정 운영이 작은 학교의 진정한 장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작은 학교는 일반 학교에 비해 가정형편이 열악하거나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비율이 높다. 그러나 상시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 또는 보건교사가 없는 경우가 많고, 다문화 학생을 위한 이중언어 교사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학생 수에 따라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좋지만, 작은 학교 맞춤형으로 필요 인력을 배치하고, 순회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 불필요하거나 중복 절차의 간소화 등을 통해 작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의 과중한 행정업무를 경감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작은 학교의 실질적인 성장과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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