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청주복지재단 네트워크팀장

김용희 청주복지재단 네트워크팀장

지난해 10월, 지인으로부터 바질 모종을 받아 열심히 키우고 있다. 바질 모종은 따뜻한 햇빛과 충분한 물을 주니 무럭무럭 자랐다. 바질잎을 몇 번 채취해 다양한 샐러드와 요리로 활용하면서 바질이 잘 자라고 있음이 기특했다. 바질은 어느 틈에 벌써 쑥쑥 자라 꽃을 피웠고, 꽃이 진 자리에는 씨앗주머니가 생겨 있었다. 서둘러 씨앗주머니에서 바질의 씨앗을 골랐다. 너무 작아서 잘 줍기도 힘든 바질의 씨앗을 보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씨앗을 모았다.

그리고 따뜻했던 어느 날, 씨앗을 화분에 정성껏 심었다. 혹시 ‘새싹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분무기를 이용해 바질을 심은 화분에 열심히 물을 뿌려주었다. 신기하게도 초록 초록 귀여운 새싹이 올라왔다. 쌍떡잎의 초록색 잎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 후로 바질은 쑥 자라 튼실한 잎을 내어주었다. 씨앗이 새싹이 되고 식물이 되어 내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에 만난 기부자의 사연이 떠오른다.

기부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조손세대의 청소년에게 나눔을 하고 있었다. 정기적인 기부자의 나눔내역과 그 나눔을 통해 지원받은 수혜자의 상황 변화에 대해 안내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부자를 통해 지원받았던 그 아이는 올해 청년이 되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만큼 성장하였고 이 소식을 기부자에게 전했다.

"기부자 덕분에 잘 성장할 수 있었고 이제는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자립할 수 있도록 지켜보면서 지원은 점점 줄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부자는 새롭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청소년이 있는지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번에도 조손세대의 청소년을 돕고 싶다고 했다.

노인복지관을 통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중학생을 추천했다. 음악에 뛰어난 소질이 있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유튜브로 혼자 피아노를 익히고 있는 아이였다. 아이의 특기를 발견한 선생님의 추천으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학원비 부담으로 최소한으로 교습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피아노 학원 원장도 아이를 위해 학원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나 할머니에게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할머니는 최근 간암 판정을 받고 수술하였고 뇌동맥이 부어오르는 증상이 추가로 발견되어 아이가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임을 전달했다. 기부자는 흔쾌히 기부를 약속했다. 또 기존의 정기적으로 기부했던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자도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고 했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던 과거를 생각하면 본인과 같은 아픔을 가진 청소년들이 생각나 돕고 싶다고 했다.

기부자는 그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다고 했다.

기부자의 따뜻한 희망의 씨앗이 예쁜 싹을 틔워 누군가에게 더 큰 희망이 되길 바라본다.

더불어 희망의 씨앗이 싹이 되고, 꽃이 되어 다시 씨앗으로 퍼져 더 많은 희망이 불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올 봄, 희망의 씨앗을 틔워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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