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현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전재현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전재현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계란을 입혀 부쳐낸 분홍 소시지와 시금치 나물, 멸치볶음 그리고 빨갛게 잘 익은 김치가 올려진 밥상이라면 누구나 배부르게 밥 한 그릇 뚝딱할 수 있다. 사람 사는 게 팍팍하고 힘들어도 삼시 세끼 온기 가득한 밥상은 하루하루 사는데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요즘 밥상에 고등어 한 마리 구워 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곳저곳 돈 들어 갈 곳은 많고, TV나 신문에서는 여기저기 어렵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허리띠 졸라매고 반찬 가지수라도 줄여야 아이들 학원비라도 낼 수 있다. 그래도 따뜻한 밥상에 가끔 외식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경제가 어렵고 물가가 높아지면 우리가 당연한 듯 여기는 세끼 밥도 맘껏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최근 신문을 읽다 가난한 식탁에 대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주변의 지원도 줄어들면서 건빵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내용이었다.

"퍽퍽해서 목 넘기기가 힘들지만 사니까 먹어. 한 봉지 뜯어서 배 속에 욱여넣고 물 마시면 불어서 꽤 든든하거든". 글로만 읽었지만 참 가슴이 먹먹해 지는 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투입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예산과 인력은 한계가 있고, 행정기관도 경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살림도 넉넉하지 않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민간 자원을 발굴하고 취약계층을 연결하는 일에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민들을 돕기 위해 ‘온기나눔 범국민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단체에서 진행하는 자원봉사, 기부, 자선활동을 공동의 메시지와 슬로건으로 모아 범국민적인 나눔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대전에서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며 올해 1월 ‘온기나눔 캠페인 대전 추진본부’가 출범했다. 대전시와 자치구는 물론 시·구 자원봉사센터와 대전시 자원봉사연합회 등 봉사단체, 적십자 대전세종지사와 새마을회, 지역 내 금융·공공기관 등 43개 기관·단체가 이웃사랑이라는 취지에 공감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월까지 지역 기관·단체의 도움으로 독거 어르신, 쪽방촌 등 취약계층 1,000세대에 밑반찬 등을 지원했으며, 앞으로 연중 캠페인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물론 대전에는 온기나눔 캠페인 이전에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침체된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 하기 위한 ‘자원봉사 물결운동’을 통해 200여개 단체가 지역 내에서 미래, 돌봄, 더 나은사회 등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대전시와 대전시 자원봉사센터 및 연합회, 49개 기업·기관 등이 ‘자원봉사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하고 명절 나눔, 아동 공부방 조성, 김장 대봉사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대전은 이웃사랑 실천에 대한 기반이 깊은 만큼 ‘온기나눔 캠페인’도 나눔문화 활성화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다. 봉사와 나눔은 많을수록 좋고, 우리 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으레 추운 겨울이 지나면 나눔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는 어렵고,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계속 필요하다. 우리 이웃들의 밥상의 온도를 높이는 ‘온기나눔 캠페인’에 많은 시민들의 계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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