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본 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구강본 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2023 카타르 아시아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4강에서 요르단에 패하면서 아쉽게 끝났다. 아쉬운 만큼 후유증도 적지 않다. 축구를 잘 모르는 팬도 이번 ‘탁구 게이트’와 관련해서 충격이 큰 모양이다.

아마도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두 선수 사이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강인 선수의 사과와 손흥민의 포용으로 일단락되었지만 두 선수와 국민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한편으로는 실력만이 전부는 아님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안일한 대응과 선수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려는 구시대적 모습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선수들보다도 못한, 저급한 수준의 협회 행정력은 비판받아야 한다.

선수들의 관리체계를 국민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과 협회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전력해야 한다. 초호화 선수로 구성된 한국 팀이 정상적인 플레이조차 할 수 없게 만든 감독에 대한 계약 해지는 협회가 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양심이고, 반성의 시작점이다.

단체 종목에서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리더를 믿고 따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것은 스포츠 현장에서 중요하게 내려오는 약속이다. 약속이 훼손되면 경기력 저하와 물론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된다. 요즈음 MZ세대의 선수들은 실력 면에서는 과거보다 월등하다. 보여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도 무한하다. 하지만 스포츠활동의 안과 밖의 기준과 경계가 사라지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을 두고도 세대 차이를 만들어 버리는 젊은 세대들을 관리할 지도자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어느 때부터인가 경험의 역사는 긍정적인 산물이 아니라 꼰대 문화로 인식되고, 저항해야 할 대상으로 이야기된다. 새로움만이 강조되고 가치 있는 경험이 버려지는 상황에 기성세대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통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이에 대한 인정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 한 ‘탁구 게이트’와 같은 세대 간의 갈등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이자 스포츠미디어 강국이다. 그 결과 스포츠 팬의 눈높이는 전문가 이상이 되었다. 경기를 해석하는 깊이는 물론 스포츠 현상을 바라보는 눈, 정보의 수준도 상상을 초월한다. 전통적 방식의 팀 운영이나, 행정으로는 더 이상 팬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의 출발은 상호 간의 존중이다. 변화에 대응하는 학습 태도와 새로운 리더십에도 ‘존중’은 필수 조건이다. 모든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사회는 현재와는 분명 다른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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