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득용 대전디자인진흥원장

계족산에 내리는 성근 빗방울이 을씨년스러운 2월이지만 이미 봄은 저만치 왔습니다.

절고개를 오르다보면 나무들마다 가지 끝 빼꼼히 내미는 맹아(萌芽)들이 하루가 다르게 연두빛 그라데이션으로 경이롭습니다.

연두색(軟豆色)은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으로 완두콩 빛깔과 같은 연한 초록은 싱그러움이나 편안함을 주지만 새로운 시작과 성장, 희망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대전의 무인공영 자전거 ‘타슈’가 봄의 색인 연두색으로 새롭게 디자인 돼 올해 초부터 대전 도심 곳곳에 거치되면서 시민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환경친화적인 클린 도시의 정체성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최초의 이륜자전거는 소에르브륑 남작이 1818년 파리에서 선보인 드레지인(draisienne)이었으나 현대의 자전거는 영국의 A.밀턴에 의해 1962년 개발됐습니다.

자전거는 약 16~19㎞/h로 보행자의 4배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대전의 ‘타슈’는 전국 광역시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도입된 무인공영 시스템으로 2009년 10월 ‘타슈시즌1’로 20여개 소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2021년 7월부터 42개소 400여 대로 운영되고 있는 ‘타슈 시즌2’는 이용객이 52만 건이었으나 현재는 대여소 1150개소와 타슈 2500대로 지난해 운영 건수는 430만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제 대전시민의 발이 된 ‘타슈’의 순환율을 높이기 위해 대전시는 ‘타슈 권역별 정비센터’와 하루 80~100대씩 순차적으로 2026년까지 7500대로 확충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대전디자인진흥원은 ‘타슈’의 친환경 교통수단 이미지를 강조하는 새로운 디자인 시안에 착수해 여섯 번의 심의 끝에 지난 9월 최종적으로 공영자전거 ‘타슈’ 컬러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기존의 타슈 컬러는 유성배를 상징하는 주황색이었으나 이번에는 야광 연두색을 주조로 디자인 했으며, 자전거 바퀴 림부분의 빨강색 포인트는 시장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주로 안전장비나 야간 안전표시에 사용되는 야광 연두색을 채택한 것은 그린도시의 이미지와 가시성을 높이는 매력적인 색상이기도 하지만 야간 주행의 안전성에 기여하는 개성이 뚜렷한 광축적 발광(photo luminesecence)의 창의적 예술성 때문이었습니다.

‘타슈’는 편리성, 접근성,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교통 수단으로 대전시민들에게 저렴하고 효율적 비용은 물론이거니와 이제 현대 도시인들에게 자전거는 건강에 좋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닌 웰빙을 위한 유산소운동으로 교통체증을 완화시키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문화를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새롭게 디자인 된 ‘타슈’는 야광연두색과 빨강색의 조합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시켜 대전시 교통사각지대의 접근성을 높이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우리들의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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