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해(1963~ )

난 오늘부터 내 맘대로 할 거야
누가 뭐라 해도 안 달릴 거야
안 달린다고!

앞바퀴 너,
내 말 잘 알아들었지?

야, 너 내 말 안 듣고 어디 가?
난 안 달릴 거라고!
안 달린대도!

어!
어!
네가 가니까 나도 자꾸 따라가잖아 !

에이, 모르겠다
오늘도 신나게 달리는 거야

2024년을 시작하고 어느새 넷째 주로 접어들었어요. 모두들 연초의 계획은 무사하신가요. 아니면 삼 일 지나 이미 모든 게 사라져 버렸는지요. 새해에는 어제의 반란으로 시작해 보겠다며 큰 소리 치지만 조만간 그 의지 거품처럼 수그러들지요. 그리곤 어느새 새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상태로 돌아가지요. 그나마 일 년이라는 단위가 있어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계기가 될 뿐인지 몰라요. 반란은 언제나 발상의 전환으로부터 오지요. 내가 모든 걸 주도하며 끌고 가겠다고 욕심부리기보다 상대를 잘 돕겠다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지요.

그래요, 우리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동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시작해 보는 거지요. 내가 모든 걸 적극적으로 주도한다고 상대를 옥죄지 말고요. 그냥 앞바퀴가 가는 대로 뒷바퀴처럼 따라가 보는 거지요 뭐. 친구 따라 강남도 한번 가보는 거니까요. 그러면 뒷바퀴의 반란이란 무엇인가요. 앞장서 달려가던 삶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뒷바퀴가 되어 앞바퀴를 열심히 따라가려는 것도 내가 뒷바퀴라고 인정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니까요. 그건 또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요. 김완하(시인·시와정신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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