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소홀… 수도·전기료 상인몫
휠체어 이용 불가·표기 없는 곳도

▲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중앙시장상가의 열린화장실 입구는 계단으로 돼 있어 휠체어를 이용한 시민들은 이용이 불가능 하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청주시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화장실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관리소홀로 인해 시민들과 주변 상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청소년광장에는 공중화장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인근 중앙시장 상가에 지정된 열린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이나 광장에서 행사가 있는 날에는 상가 화장실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중앙시장 상가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A 씨는 "광장에 화장실이 없어 평소 외부인들이 많이 찾아와 청소를 해도 금방 더러워지고 특히 행사가 있는 날에는 화장실이 난장판으로 변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A 씨는 이어 "시청에서 화장지를 지원해주지만 그마저도 금방 사라져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상가 열린화장실을 이용하는 외부인들이 증가하면서 이곳 상인들도 화장실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뜩이나 장사도 되지 않는데 상인들이 사용하지도 않는 수도료와 전기료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열린화장실 운영에 불만을 나타냈다.

상인 B 씨는 "최근 수도료가 상인마다 만원이 넘고 많을 때는 2만원이 나와 공용화장실을 제공하고 혜택보는 건 하나도 없다"며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 C 씨 역시 열린화장실 운영에 불만을 쏟아냈다. C 씨는 "화장실에 휴지도 부족해 비누까지 상인들 사비로 다 구입한다"며 "상인들을 도와주지 못하고 더 피해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곳 열린화장실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시민이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상가 정문 화장실 입구가 높은 계단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열린화장실이 지정됐는지 알지 못하는 시민도 많다.

한 시민은 화장실을 찾지 못해 청소년광장과 가장 가까운 건물을 찾았지만 화장실 문이 잠겨있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열린화장실이나 공중화장실을 찾지 못한 시민들이 청소년광장 인근 건물 화장실을 이용하다보니 청소년광장 인근 건물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청소년광장 인근 건물 화장실 문에는 ‘사용 금지, 잦은 고장과 고객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 문을 잠가 둡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이 건물 관계자는 "2년전부터 화장실 문을 잠궈서 사용한다"며 "이용하는 사람들이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잠궈놓았다"고 설명했다.

열린화장실 관리 소홀은 이뿐만 아니다. 광장 근처 열린화장실로 지정돼있는 카페는 열린화장실을 알리는 스티커도 부착돼 있지 않았다.

여기에 시청과 상당구청 홈페이지에는 이 카페가 열린화장실 지정 여부도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카페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바를 하면서 열린 화장실을 찾는 시민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청과 구청 홈페이지에 고시돼 있는 열린화장실 지정 현황 또한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시청 홈페이지의 열린화장실 목록은 각 구 관할부서와 협의를 통해 업데이트를 진행 할 예정"이라며 "2024년부터 열린화장실 비품 지원 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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