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해마다 건강검진을 하면 과체중 내지 비만인데 건강지표 상 문제는 없다고 한다. 늘 마음이 쓰이고 체중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관리하지 못하고 지내 왔다. 모처럼 고교동창들과 설악산(공룡능선)을 등산하다 하산길에 무릎이 아파 고생한 일이 계기가 돼 체중감량을 결심하고 실천을 위해 여러 생각을 했다.

원래 혁신은 짐승의 가죽을 벗겨 털을 뽑고 가공하여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의미로 고통과 용기가 필요하고 노력이 수반돼야 완성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창조적 혁신, 융합적 혁신, 파괴적 혁신, 혁신 5.0 등 수많은 사회(기업)혁신을 주창해 왔고 이제는 혁신을 혁신해야 할 정도로 너무도 일반화돼 식상하다.

그럼에도 혁신을 반복해 강조하는 이유는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반면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이 고통이 따르고 없던 용기를 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변신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듯 싶다. 인간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불확실성과 위험을 회피(Loss Aversion)하고자 하는 심리적 편향(Bias)을 갖고 있어 혁신은 인간 본성에 반대되는 활동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산업화 과정을 보면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끊임없는 혁신의 연속이었고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요즘에는 그 혁신의 속도와 범위가 상상을 초월해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필자는 올해 미뤄왔던 체중 감량을 시도했고 무엇보다 목표를 명확히 갖고자 상반기 중 체중(5㎏)감량, 허리둘레(2인치) 축소 후 설악산 재등산을 통해 결과 확인을 계획했다. 과거 비슷한 경험(금연)을 떠올려 보면서 단순히 체중 감량을 위해 시중에 제시된 운동과 식이요법을 실행하기 보다 생활의 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가치 있는 혁신을 위해 자기식의 감량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내용이 많아 요약하면 통제 가능한 오전 시간을 집중 공략하고 조식 조절(감식 또는 결식), 매 시간 10분간 서 있기, 기상 즉시 체중 점검(3회 이상, 소수점 이하까지), 가벼운 체조와 근력 운동, 물과 견과류로 포만감 유지, 외부 약속 안 하기 등을 실천하면서 현재까지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2인치 작은 청바지와 한 치수 작은 상의를 입으며 자신만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

평소에 학생들에게 자기혁신의 방법론으로 의식적 반복(Deliberate Practice)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장기 과제의 경우 무의식적 반복으로는 성장과 성과를 감지할 수 없고 지루해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기 혁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동기가 약해지거나 나태해질 때를 대비해 수시로 동기를 재충전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많은 자기계발서에 좋은 내용들이 제시돼 있지만 자기식으로 재해석해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하고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런 계획은 애착심과 책임감이 생겨 의식적 반복과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고 스스로 동기를 재충전하는 선순환 과정을 거쳐 자기 혁신에 도달할 수 있다.

2학기 개강과 더불어 관심 있는 학생들이 필자의 체형 변화와 이유를 물어온다. 작은 변화지만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학생들에게 자기 혁신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끝으로 젊은 학생들이 자기 혁신의 경험을 알차게 쌓아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하고 즐기는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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