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단비 ETRI 노사협력실 행정원

▲ 백단비 ETRI 노사협력실 행정원
▲ 백단비 ETRI 노사협력실 행정원

올해 초 MZ세대 청년층을 주축으로 노동조합들의 협의체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발대식을 가졌다. 2030세대 구성원이 주축을 이뤄 ‘공정’과 ‘합리’의 가치를 내세우며 노동계에선 새로운 바람이라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환영과 함께 우려의 시선도 동시에 존재한다.

한편, 정부와 민간 모두 ESG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상생과 협력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ESG경영 과제 실행 여부가 중요 평가지표로 포함되고 있다. 재정적 지표 이외에 비가시적 요인들이 지속가능경영의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한다.

필자는 현재 ETRI에서 노사관계 소통 및 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짧은 경력이지만 몸소 느끼는 바가 많다. 먼저 다양한 산업계에서 조직의 업종·업태 등 맡겨진 역할에 따라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 인적자원의 관리 방향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아울러 업종을 불문하고 조직마다 안고 있던 공통된 어려움은 바로 구성원의 가치관 변화 이슈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앞으로는 본 이슈를 직면할지 또는 외면할지 여부에 따라 우리가 목표하는 ESG경영의 성패가 갈릴 수도 있을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이렇게 뜨거운 감자인 ‘변화’에 대한 과제는 근본적으로 소통 창구로써 다양한 형태의 제안제도가 적절히 활용될 때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고 생각된다. 먼저 노동관계법령상 법정 근로자 제안제도를 살펴보자면,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로 규율되는 노사협의회의 협의기능과 고충처리제도의 활용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이를 집단적 관계로 확대하여 볼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으로 규율되는 노동조합의 교섭 기능 등을 함께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노사관계 관련 제도가 조직 내에서 제대로 안착된다면 근로자 제안 창구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법정 제도에만 의지할 경우 구성원의 가치관 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데 어려울 것이다.

이에, 위 예시의 법정 제안제도를 내실있게 운영하는 것을 절대적인 기본 원칙으로 하되, 그 외에 해당 조직만의 자체 근로자 제안제도를 능동적으로 마련하여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앞서 언급한 MZ세대의 부상에 따른 세대 간 통합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ESG경영의 일환으로 내부 소통의 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필자가 속한 ETRI 또한 참여와 소통의 조직문화 구축을 기본 이념으로 소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공유하는 등 더 나은 연구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구성원의 가치관이 점차 ‘공정성’, ‘합리성’, ‘자율성’, ‘권한부여(Empowerment)’ 등으로 설명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치관 변화는 비단 세대 차이가 아닌 시대 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 위기와 비대면 사회를 거치며 이미 우리는 일터와 일상에서의 크나큰 시대변화를 경험했다. 또 다른 시대변화로 어떤 위기가 닥쳐오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제안제도 활용을 통해 조직 내 소통의 길을 활짝 열어줄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에도 꿋꿋히 맞서 나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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