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욱 한국문화관광콘텐츠협의회장

스님들이 산문山門 출입을 일절 금하고 공부에 전념하는 기간을 안거라 하고, 여름에는 ‘하안거’, 겨울에는 ‘동안거’라 하고 구순안거九旬安居(90일안거)라 부르기도 하며, 시작하는 것을 결제結制, 끝나는 것을 해제解制라 한다.

선종禪宗사원인 선원에서는 지금 새벽예불을 인시寅時(새벽3시∽5시)에 시작하며, 하루10시간이상 간화선看話禪 수행의 참선에 전념하고, 일주일 4시간에서 10시간정도 운력運力이라는 육체적 일도 함께 하며 수행하는 깨달음의 길을 가는 ‘하안거’ 정진 중에 있다.

선의 종지宗旨는 경전 연구에 치중하는 교종敎宗과 달리, 교리 밖에 따로 전하고(교외별전敎外別傳), 문자에 걸리지 않고(불립문자不立文字),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직지인심直指人心), 본성을 바로 보아 깨달음을 이루게 하는 것(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한다.

필자는 오래전 ‘템플스테이 플러스원으로 떠나자’(본보2011.8.15.)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찰 프로그램에 대해 약간의 이해도는 있었지만 직접 체험은 처음으로 해발750m에 위치한 경북 문경의 한산사 용성선원(선원장 월암)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금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100여개 선원에서 2천여명의 스님들이 정해진 수좌회청규 강령에 따라 견성성불見性成佛 함을 원칙으로 밝은 지혜와 자비를 실천궁행實踐躬行하며, 한국 전통의 수행법인 ‘간화선’ 참선수행으로 생사해탈의 궁극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진 중이다.

간화선이란 불교의 여러 수행법 중 좌선坐禪을 기본으로 우리 인간이 하루 수만가지 생각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번뇌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화두話頭라는 의식속의 단어에 끝없는 물음표와 의심을 던져 문자와 사유에 따른 생각을 소멸시켜 외부로 지향하는 마음을 내부의 본래 마음자리로 중심 잡게 하는 수행법으로 선종 중심인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 중 하나이다.

깨달음이란 고다마 싯다르타가 전한 모든 고뇌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을 제거하고, 팔정도八正道(정견(正見)·정사유(正思惟)·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정념(正念)·정정진(正精進)·정정(正定))를 따르는 것이다. 깨달음은 불경, 성경, 사서삼경, 도덕경 등 문자나 관념으로 공부하는 지식만으로 완성 되는 게 아니라, 인간이 하루 수많은 생각의 번뇌로 부터 해방되는 대자유인의 마음과 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이 숭산(崇山,1927-2004)스님에 의해 해외로 전파되고 변화 발전하여 명상(meditation)으로 나타나더니, 종교적인 의미가 있다하여 마음챙김(mindfulness )으로 변형되어 과학적 방법으로 탄생된 명상기법이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이다.

MBSR은 1979년 존 카밧진(Jon Kabat-Zinn)박사가 숭산스님의 영향으로 개발한 매사추세츠 의과 대학에서 만성 통증과 질병이 있는 환자들의 스트레스 치유를 ‘마음챙김’에 근거한 가장 오랜 의료명상이고,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있으며, 과학적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검증되고,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치유 가능성을 최적화하는 대표적인 힐링교육 프로그램이다.

현대인들은 복잡한 삶을 이어가면서 스트레스와 상대적 박탈감을 극복하고, 낮은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마음을 정립할 방법을 찾아 주는 종교계의 다양한 방법들과,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선방과 명상센터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톨릭의 영성수련법 피정(避靜,retreat)과 소울(soul)스테이, 기독교의 수련회문화 처치(church)스테이, 유교의 서원스테이 선비정신, 향교의 향교스테이 인성교육 등 다양한 마음수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판단력이 어려운 학생들, MZ세대, 부모세대 등 다양한 계층의 방황하는 마음을 선善하고 맑게 가질 수 있게 자신을 찾아가는 방법을 익혀 건강한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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