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현 사단법인 대전민예총 이사장

‘문화비전2030’에 따르면 현재 우리 사회는 경쟁·효율을 중시하는 일 중심의 사회, 상호 신뢰가 부족한 사회,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사회라고 한다.

사람들은 육체·지식 노동이 인공 지능(AI)과 로봇으로 대체됨으로서 인간의 존엄성 상실과 삶의 변화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과도한 노동시간, 부족한 자유시간, 임금격차 등으로 여가시간과 휴식시간이 충분치 못해서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사회’라는 부정적 인식은 사회 구성원간의 ‘상호 신뢰’ 부족을 말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경제 양극화에 따른 소외, 지위·위계 등의 힘의 불균형에 따른 불공정, 세대·젠더 간 갈등 등의 문제들이 얽혀 있다.

문화예술은 개인 삶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을 치유하며 창의적인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문화예술은 사회 현안과 미래의 이슈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문화정책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념적 이해관계에 얽매여있다.

문화비전2030에는 9대 의제에 따른 47개 대표과제와 과제실현을 위한 186개 추진과제가 있다.

이러한 광범위하게 걸쳐있는 정책과제들의 수립과정에서 협치의 원칙에 따라 만들어져야 하지만 집행과정에서의 협치구조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의 내용에 따라 중앙 혹은 지방정부와 민관 협치구조를 마련할 때 지속적인 문화정책 실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대전시장의 중앙과 지방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정부에서 마련된 문화정책이 좌초되고 현재 이렇다 할 문화정책이라고 하는 것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문화행정과 협치구조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적 의제·일자리, 교육, 지역 문제, 환경과 에너지 등과 미래의 변화에 대한 과제·심각한 저출생 문제, 기술의 진보, AI의 출현에 따른 인간 소외 등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사람이 중심인 문화정책이 나와야 한다.

아울러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공론·학습·해결의 문화플랫폼’이 확산되는 문화정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역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무엇보다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이 중요하다.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문화 정체성으로부터 만들어진 활동이나 표현들이 공동체 안에서 자유롭게 발현되고 존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다양성의 실현은 서로 간 다름과 차이를 배척하지 않고 존중하며 공존하고 협력하는 사회이어야만 가능하다.

다양한 문화는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을 통해 표현되며, 획일적이지 않고 창의성이 자유롭게 꽃 피울 수 있는 조건이자 토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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