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필우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기적으로 진화해왔다. 도시는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을 위해 과거의 모습과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공간, 사람, 문화, 경제 등 구성하고 있는 것들에 많은 것을 새롭게 등장시키고 변화시켜 발전해왔다.

그 중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시의 쇠퇴 문제 해결을 위한 도시재생일 것이다.

그동안 도시재생은 건물, 도로와 같은 기존 골격을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만들어 내는 재개발·재건축 방식에서, 그대로 보존하면서 노후불량의 원인 만을 제거 시키고 주거 환경을 개선 시키는 주민 주도의 점진적 개발 방식으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점진적 개발 방식의 도시 재생에 집중하면서 도시 내 특정 지역의 노후 원인이 훨씬 더 복잡하고 선결 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인식하게 되면서 이제 도시재생은 한 번 더 진화를 요구 받고 있다.

도시의 노후 지역을 한순간에 새것처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과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연하고 포괄적인 도시재생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포괄적 도시재생은 보존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과 장소에 따라 정비와 보존을 계획해야 한다.

단순히 주민의 참여만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 대학 등 다양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재정 지원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재원을 갖고 적극적으로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폭넓은 시각과 유연한 사고의 도시재생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그 대표적 사례가 대전역 주변의 도시재생이다. 대전역은 그동안 도시재정비촉진사업을 바탕으로 기반시설 정비와 도시정비사업으로 추진돼왔다. 이후 대전역 동광장 앞 복합환승센터 부지를 신경제중심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도심융합특구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전역 서광장 주변은 우리 시의 숙원사업인 대전역 쪽방촌을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하고 주변 상권을 회복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추진중이다. 또한 1920년대 부터 조성된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철거하지 않고 복원하여 근대문화역사공간으로 조성하는 문화재생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활력을 잃었던 대전역 주변이 산업·주거·문화 등이 집적된 거점지역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렇듯 꼭 필요한 지역은 보존하고 낙후지역은 정비를 위해 다양한 사업방식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진되는 대전역 주변의 도시재생이 포괄적 도시재생인 것이다.

대전역 주변처럼 도시의 주요 거점지가 경제기반 구축이 목표라면, 노후 주거지 재생의 목표는 인구감소 방지를 위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이 될 것이다.

특히 기반시설이 부족하거나 열악한 주거지역은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재정 집중이 필요하다.

부족한 도로와 주차장의 확충, 노후된 골목길과 빈집의 정비, 노후주택의 보수 등 주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지방재원으로 추진하는 소규모의 도시재생사업이 요구된다. 우리는 현재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일자리 축소 등 도시 내 균형발전과 지방소멸 위기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 도시가 변화하는 만큼 도시재생 정책도 계속 진화되어야 하는 이유는 도시의 균형발전이 끝이 없는 긴 여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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