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언젠가부터 음식점에 가면 물은 셀프!, 물과 추가 반찬은 셀프입니다,라는 짧은 안내 문구를 보게 된다.

요즘은 주유소, 현금자동인출기(ATM), 공연장, 공항 자동탑승수속(KIOSK) 등 다양한 분야로 셀프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 방식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종업원에게 서비스를 요구하다 안내 문구를 보라는 지적을 받고 민망하지만 셀프서비스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간혹 여유가 있는 직원이 직접 서비스를 해도 시혜?를 받은 듯 마음은 불편하다. 서로 좋자고 만든 제도인데 왜 이런가?

셀프서비스는 서비스 이용자가 스스로에게 봉사하므로 저렴한 가격과 시간 단축의 편익을 얻을 수 있고 서비스 제공자는 인건비 등 관리상 부담을 경감할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셀프서비스는 1948년 미국의 맥도널드 햄버거에서 메뉴의 주문, 이동과 최종 처리를 손님이 직접하게 하고 맥도널드는 조리에만 집중하는 경영혁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로의 전환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일상화로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기술 기반의 셀프서비스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국내에서도 지난 10년 간 무인 서비스 기기에 대한 특허가 매년 15%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러한 서비스의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디지털 기술기반의 셀프서비스 확산은 생활편의를 향상하고 서비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해결하며 서비스산업의 인력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에 다른 부작용도 있어 디지털 정보격차(digital divide) 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얼마 전 필자는 관공서를 방문하여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직접 처리하거나 외부 대리인에게 수수료를 지불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이어 65세 이상 어르신은 담당자가 직접 처리해 주는데 서비스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을 해결 못하고 과제를 얻은 듯 부담스러운데 복잡한 셀프서비스 방식과 단순히 나이가 서비스 기준이라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다른 현장에서도 한가한 시간조차 셀프서비스라며 손님에게 서비스를 전가하는 일을 자주 봤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포괄적 활동이라는 정의에 근거해 무엇보다 유연성(공감성)을 강조해 왔다.

결국 서비스는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관점에서 고객의 문제를 살펴야 해결도 쉽게 할 수 있다. 혼잡하지 않은 시간이나 서비스 절차가 복잡해 망설이는 고객이 있다면 셀프서비스라거나 획일적 나이 기준이 아니라 당면한 고객의 문제에 집중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은 오히려 감동하고 충성도도 높아진다.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워싱턴DC에 사는 한 대학생이 식당에서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에서 결재하면서 팁을 남기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받고 셀프 계산인데 팁 요구가 이해가지 않는다라는 반응과 종업원 임금을 인상하는데 사용된다면 가능하다는 상반된 입장의 기사를 보도했다. 팁 문화가 있는 미국의 사회적 논란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셀프서비스로 인한 편익은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가 공평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서비스 실패로 전락해 소비자 이탈과 저항이 생기고 서비스 선택이 다양한 요즘에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할 수 있음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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