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사람마다 직업군마다 계절을 맞는 느낌은 조금씩 다르다. 시인 이육사는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며 7월의 식탁에 은쟁반과 하얀 모시 수건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제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를 기다리며 일상 탈출을 준비할 것이다. 학교는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기라서 교직원의 마음은 다소 가벼워진다. 나에게 7월은 걸어온 발자국을 돌아보고 다짐하는 시간이다. 세 번째 교육감 직무를 이어가는 동안 7월에는 취임식과 함께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거나 기념행사를 갖기도 했다.

지난 1일은 세종교육 4기 1주년을 맞은 날이다. 올해는 기념식이나 행사를 따로 갖지 않고 매달 직원들을 만나는 월례회를 통해 몇 가지 당면과제를 밝히는 것으로 대체했다.

우선 세종교육이 방학 중에도 멈추지 않기 위해서는 급식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방학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일취월장하는 성장의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살피고 특기적성교육에 집중하면서 개개인의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분명히 했다. 방학 중 무상급식은 취지나 시행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교사·영양교사 ·조리사의 근무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협의하면 방안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방학 중 교육이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대의에 동의한다면 머리를 맞대고 밤새도록 논의할 일이다. 또한 교육청과 학교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문제도 돌아보자고 했다. 무엇보다 학교가 교육활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휘체계를 바꿔야 한다. 학교가 결정하면 교육청이 도와주면서 학교의 자율성은 보장하고 그에 따른 책임은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학교는 살아가는 힘을 키우고, 함께 살아가는 나눔의 능력을 키워내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면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를 넘어, 지역이 참여하는 교육의 4주체가 지역학습생태계를 만들어 시민 모두가 공부하는 평생학습의 장을 넓혀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세종시가 행정수도와 함께 교육수도의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사람,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고민해야 한다. 누구나 배울 수 있고 누구나 가르치면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가질 때, 진정한 교육수도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세종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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